한국현대시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6. 12.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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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으로 창을 내겠소 김상용

 

 

남으로 창을 내겠소

밭이 한참 갈이

괭이로 파고

호미론 풀을 매지요.

 

구름이 꼬인다 갈 리 있소.

새 노래는 공으로 들으랴오.

강냉이가 익걸랑

함께 와 자셔도 좋소.

 

왜 사냐건

웃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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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 꽃 전 석 종

 

산자락 볕 잘 드는 나즈막이 내린 뜨락

하늘 길 열려진 문 제 물들여 올려픈 데

천년 꿈 실히 받쳐 든 보라빛의 도라지 꽃.

 

바람 점 한 점 떨기 능선 타는 계절이면

일렁인 솔 내음이 너무 좋아 들이웠단

넉하게 불려진 속심 제 한 몸값 터 나간다.

 

조신(操身)으로 세운 자리 청초한 매무새는

무위로 체득해 낸 과부족 없는 황금비

꽃대궁 펴 올린 날은 짙게 깔린 뻐꾹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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