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6. 14.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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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 양주동

 

 

1.

산길을 간다, 말 없이

호올로 산길을 간다.

 

해는 져서 새 소리 그치고

짐승의 발자취 그윽히 들리는

 

산길을 간다, 말 없이

밤에 호올로 산길을 간다.

 

2.

고요한 밤

어두운 수풀

 

가도 가도 험한 수풀

별 안 보이는 어두운 수풀

 

산길은 험하다.

산길은 멀다.

 

3.

꿈 같은 산길에

화톳불 하나.

 

(길 없는 산길은 언제나 끝나리)

(캄캄한 밤은 언제나 새리)

 

바위 위에

화톳불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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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앓이 백수 정 완 영

 

 

진실로 외로운 자에겐 병도 또한 정이러뇨

세상살이 시들한 날은 자질자질 몸이 아프다

매화도 한 그루 곡조, 봄을 두고 앓는걸까.

 

 

가진 것 하나 없어도 다 잃은 것만 같은

허랑히 보낸 세월이 돌아 돌아 뵈는 밤은

어디메 비에 젖어서 내 낙엽은 춥겠고나,

 

 

그 누가 주어 준대도 영화(榮華)는 힘에 겨워

시인이면 족한 영위(營爲)의 또 내일을 소망하여

한밤 내 적막한 꿈이 먼 들녘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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