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인가 봐 가을인가 봐 새벽녘 귀뚜라미 차랑한 울음소리 노랗게 흩어지는 하 많은 은행잎들 아~ 그래 가을인가 봐 금새 시린 옆구리. 먼 산 단풍색이 가까이 눈에 들고 스치는 관광버스 비어있는 몇 자리 아~ 그래 가을인가 봐 허전해진 가슴이. 현대시조 2015.10.23
세월 세월 산도 들도 강물도 바다도 변함없고 하늘도 구름도 바람까지 그대론데 시간이 흐른다한다 세월이 간다한다. 어떻게 생긴 것이 세월이란 말인가 그 세월 어딨는지 아는 사람 없는데 이마에 주름을 보며 세월이 간다한다. 현대시조 2015.10.21
할미꽃 연가 할미꽃 연가 흰머리 굽은허리 소복곱게 차려입고 허구헌날 찾으시던 영감님 묘소 가에 당신을 꼭 닮은 꽃이 소롯이 피어났다. 죽을 때 같이 가세 이명으로 맴도는데 오래전에 끊어진 할머니의 발걸음 양지녘 묘소옆에서 허리굽은 꽃이 됐다. 현대시조 2015.10.20
하늘공원에서 하늘공원에서 땅위에 흐른다고 다 물(水)은 아닙디다 다섯자 공중에도 흐르는게 있습디다 간절한 그리움으로 억새꽃이 폈습디다. 가만히 있어도 긴목인데 더 길게 뽑고서 소리없는 아우성으로 시절감을 읊습디다 눈으로 보는 그 노래 메아리 쳐 옵디다. 2015. 10. 18 현대시조 2015.10.19
어느 산행 세월가면 산도 키가 크는가 오년 전 오를 때는 낮고 멀진 않았는데 오늘은 어인일로 처음 걷는 산길 같다 전에는 없던 봉우리 새로 생긴 것만 같고 그때는 생각없이 앞서서 걸었는데 오늘은 힘에 겨워 맨 끝에서 걷는다 저산도 키가 컸는가 오년이 지난 지금. 현대시조 2015.10.18
오동도 오동도 바위섬에 신우대 하늘 가린 동백 숲 구불구불 미로는 붉은 빛 사랑품고 다도해 물길 초입을 벅수처럼 지켜섰다. 갓 스물 어린시절 깊어가는 겨울밤 난로 가에 둘러앉은 등대 밑 찻집에서 조숙한 어린레지가 가르치던 인생사. 이제는 오랜 추억 기억을 더듬는데 아련한 그리움이 .. 현대시조 2015.10.15
오일장 소묘 오일장 소묘 한층 높아진 하늘 촌로의 굽은 허리 싱갱이 질 한참인 떨이판 흥정 속에 가다가 돌아다보는 석양빛이 붉었다. 막걸리 한사발에 콤콤한 가오리 찜 뻥이요 하는 소리 구수한 고향냄새 풍속화 그림 한폭을 기억속에 새긴다. 두어마리 남은 동태 더 바빠진 파장 길 뒷짐진 늙은이.. 현대시조 2015.10.05
영화 사도(思悼)를 보고 영화 사도(思悼)를 보고 약하면 지느니라 애비의 심정이다 당파에 휩쓸려온 자신을 닮을까봐 부모된 심정하나로 강한자식 원했는데. 속모른 아들은 외톨이가 되어지고 오해로 굳어져 버린 부자간의 인연 뒤주 안 어둠속에서 마지막 숨을 쉰다 . 폐세자로 죽은 자식 못다한 애비 정에 ‘.. 현대시조 2015.10.01
옥정호와 구절초 옥정호와 구절초 하늘이 내린 자리 쪽빛 더욱 푸르고 물속 산마루엔 가다 걸린 구름 한점 옥색빛 호수 속에서 붕어가 노닐더라. 심심산골 모퉁이 청솔모 뛰어놀고 실개천 호수되어 산가득 품었더라 아홉번 굳은 절개도 꽃으로 피어나고. (옥정호: 전북 정읍에 있는 인공호수로 호수가운.. 현대시조 2015.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