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쥐와 시골 쥐 서울 쥐와 시골 쥐 서울쥐 한마리가 시골친구 집에 갔다 허름한 부엌에서 함께 저녁 먹는데 가만시 밥상을 보니 정갈하고 깔끔하다. 상위엔 밥 한공기 따끈한 국 한그릇 말라빠진 꽁치지만 생선까지 한마리 접시위 콩자반에는 깨소금도 뿌렸다. 깜짝 놀란 서울 쥐 걱정되어 하는 말 너 지.. 현대시조 2015.09.03
남한산성 남한산성 비오듯 흐르는 땀 가쁜 숨에 지친다리 한발씩 오른 성곽 하늘로 이어지고 이끼 낀 바위 틈새에 코스모스 피었다. 수백년 버틴 성문 수문장은 간데없고 길고 긴 성곽따라 등산객만 오간다 술잔 속 내린 하늘에 구름 한점 떠가고. 현대시조 2015.08.27
꿈 꿈 낡은 벽에 연필로 쓴 ‘자주색 골덴쓰봉’ 장(場)서면 사준다고 엄니가 말했는데 희미한 기억 속에서 희어 버린 머릿결. 새벽장 가신 엄니 기다리던 어느 날 강아지 곁에 누워 깜박 잠이 들었다 후다닥 눈뜨고 보니 지난 세월 반백년. 현대시조 2015.08.26
난(蘭) 난(蘭) 달 밝은 창가에서 눈을뜨는 소심(素心)에 나직히 깔려오는 여울여울 수줍음에 내 마음 사래긴 갈증 터져오는 그리움. 스스르 다가오는 알듯 말듯 미묘함 설레임 가득해서 가만히 창을 여니 수묵화 그림 한폭이 바람결에 흔들린다. 현대시조 2015.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