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조 감상 단란(團 欒) -이영도- 아이는 글을 읽고 나는 수( 繡)를 놓고 심지 돋우고 이마를 맞대이면 어둠도 고운 애정(愛淸)에 삼가한 듯 들렀다. 현대시조 2013.09.17
동시조 1수 북어 삐이쩍 마른 것이 껍질 밖에 안 남은 게 아가리 쫙 벌리고 물듯이 노리더니 엄마가 방망이 들자 죽은 듯이 엎드렸다. (이 글은 현대시조 2013년 여름호 동시조 특집편에 실렸습니다) 현대시조 2013.09.16
전어구이 전어구이 지글지글 익는 소리 코 끝을 간지르면 퍼지는 냄새 따라 모여드는 시선들 연탄불 석쇠 위에서 전어가 구워진다. 한 마리 집어들면 고소함에 짓는 미소 꼬리부터 입에 넣고 한번에 쭉 훑으니 그제야 알 것도 같은 돌아온 며느리 심정. 현대시조 2013.09.06
탈(脫) 탈(脫) - 허수아비의 가을 - 뭐야? 다 헤진 넝마 쪼가리나 걸친게 왜 이리 웃고 있어 정신 나간 사람처럼 잠자리 두어마리가 놀려 대고 있었다. 현대시조 2013.09.04
난향(蘭香) 난향(蘭香) 불꺼진 창문으로 스며든 달빛아래 수줍은듯 피어있는 가녀린 꽃이 하나 향긋한 사연을 품고 서성이고 있더이다. 있는듯 없는듯이 하도나 조용해서 지켜보지 못했던 조그만 미안함에 오늘은 그 향기 조금 가슴속에 담습니다. 현대시조 2013.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