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군자(四君子) 梅 검버섯 덕지덕지 찌들은 가지에서 소롯히 피어오른 그 정성 지극하다 연륜도 이와 같아야 귀히 여김 받으리. 蘭 예리한 검기 끝에 떨림이 흐느낀다 접근을 허락 않고 흐르는 고고함에 숨마저 멈추어지는 고요 속의 그림자. 菊 한곳에 모인 정기 해와 달 이루더니 사방에 흩어지며 빛을 내는 아우라 속되지 않은 기품에 깊어가는 가을 밤. 竹 지조를 굽히느니 차라리 부러지리 보고도 못 다본 것 세상의 흐름이니 일체가 색즉시공(色卽是空)에 공즉시색(空卽是色)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