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삼매(山淸 三梅)
산청 삼매(山淸 三梅) 못 전한 삶의 진리(眞理) 얼마나 남았기에 육백년 긴 세월을 지지대(支持帶)로 받쳐 서서 오늘도 염화시중미소(拈華示衆微笑) 흘리시고 계시나. 정당매(政黨梅) 봄이면 뭇별들도 수줍음 타나보다 얼굴도 못 가리는 잔가지 뒤에 숨어 살포시 내뿜는 향기 하늘가득 하더라. 남명매(南冥梅) 티없는 허공에다 물감을 흩뿌리고 가녀린 가지를 쳐 그려낸 매화도가 은은한 향기를 피워 봄이 오고 있더라. 원정매(元正梅) 귀한 몸 감추시려 고옥(古屋)에 담을 치고 수줍어 붉힌 얼굴 소매로 가렸어도 울 넘는 고운 향기는 그만 놓치셨구려. (산청삼매: 경남 산청에 있는 세 그루의 오래된 매화나무를 '산청 삼매'라고 부른다. 남명매, 정당매, 원정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