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7. 3.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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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너머 남촌에는 김동환

 

 

1.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2.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넓은 벌엔 호랑나비 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 제 나는 좋데나.

 

3.

 

산 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 꽃 아래엔 누가 섰다가,

 

그리운 생각에 영에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였다 이어 오는 가느단 노래

바람에 타고서 고이 들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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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산지에서 자경 전 선 구

 

법열로 가득 채운 닿지 않는 산초 등잔

적막도 잠든 산 속에 혼불로 밝혀 두고

영겁을 가슴에 품어 오고 감도 잊었던가.

 

고뇌도 삭고 삭으면 기쁨으로 변하는가

희열도 서러움도 본래에는 한 몸이었나

초연을 가슴에 품고 생도 멸도 잊었던가.

 

침묵은 뜨거운 설법 울려오는 저 소리를

침묵은 심연이다 그치지 않는 저 음성들

침묵은 화엄이로다 철을 넘어 피는 꽃들.

 

산천도 귀를 열고 빛 밝히는 말씀 듣고

석 장승 눈을 뜨고 장엄함을 바라볼 때

영혼의 닻을 드리우면 진리 한 폭 얻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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