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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장만영
서울 어느 뒷골목
번지 없는 주소엔들 어떠랴,
조그만 방이나 하나 얻고
순아 우리 단둘이 살자.
숨박꼭질하던
어린 적 그 때와 같이
아무도 모르게
꼬옹꽁 숨어 산들 어떠랴,
순아 우리 단둘이 살자.
단 한 사람
찾아 주는 이 없은들 어떠랴,
낮에는 햇빛이
밤에는 달빛이
가난한 우리 들창을 비춰 줄 게다,
순아 우리 단둘이 살자.
깊은 산 바위 틈
둥지 속 산비둘기처럼
나는 너를 믿고
너는 나를 의지하며
순아 우리 단둘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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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라지 꽃 전 석 종
산자락 볕 잘 드는 나즈막이 내린 뜨락
하늘 길 열려진 문 제 물들여 올려픈 데
천년 꿈 실히 받쳐 든 보라빛의 도라지 꽃.
바람 점 한 점 떨기 능선 타는 계절이면
일렁인 솔 내음이 너무 좋아 들이웠단
넉하게 불려진 속심 제 한 몸값 터 나간다.
조신(操身)으로 세운 자리 청초한 매무새는
무위로 체득해 낸 과부족 없는 황금비
꽃대궁 펴 올린 날은 짙게 깔린 뻐꾹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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