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7. 5.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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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승 (女僧) 백 석

 

 

여승은 합장하고 절을 했다.

가지취의 내음새가 났다.

쓸쓸한 낯이 옛날같이 늙었다.

나는 불경처럼 서러워졌다.

 

평안도의 어느 산() 깊은 금점판

나는 파리한 여인에게서 옥수수를 샀다.

여인은 나어린 딸아이를 때리며 가을밤같이 차게 울었다.

 

섶벌같이 나아간 지아비 기다려 십년(十年)이 갔다.

지아비는 돌아오지 않고

어린 딸은 도라지꽃이 좋아 돌무덤으로 갔다.

 

산꿩도 섧게 울은 슬픈 날이 있었다.

산절의 마당귀에 여인의 머리오리가 눈물방울과 같이 떨어진 날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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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임 영 석

 

출렁이는 바닷물이 염전에 와 편히 쉰다

평등의 삶 하나 얻어 저리 고운 꽃이 핀다

염부(鹽夫)는 그 꽃을 가꾸어 물의 씨를 받아 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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