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7. 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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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개(論介) 변영로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마음 흘러라.

아릿답던 그 아미(蛾眉)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맞추었네.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마음 흘러라.

흐르는 강물은

길이 길이 푸르리니

그대의 꽃다운 혼

어이 아니 붉으랴.

강낭콩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마음 흘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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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서 양 혜 순


강둑에 다가서면 병풍 같은 물안개

바람이 밤을 새던 갈대숲이 있었고

숨결이 고운 물새는 물거울 위 떠 있다.


한 소절의 시로 오라 강변의 내 사람아

눈썹 같은 초승달이 어울리면 좋겠다

가만히 가만히 걷자 한 나울의 추억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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