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10. 2. 06:45
728x90




광 야 (曠野)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山脈)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 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

부지런한 계절(季節)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梅花香氣)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曠野)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



나비의 꿈 신 필 영

 

비상의 꿈은 아예 꾸지 않았다

봄바람 접는 날개 업고 나온 어린 춤꾼

꽃 문전 물어 물어서 열쇠 하나씩 놓아주고.

 

길눈 아직 설어 허방 짚는 일 있지만

잰걸음 발 아픈 약속 하늘마다 향을 치리

내일은 몸 갈아입고 적멸에 들지라도.

   

'한국현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0) 2018.10.05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0) 2018.10.04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0) 2018.10.01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0) 2018.09.28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0) 2018.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