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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 야 (曠野)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山脈)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 곳을 범(氾)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季節)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梅花香氣)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曠野)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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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의 꿈 신 필 영
비상의 꿈은 아예 꾸지 않았다
봄바람 접는 날개 업고 나온 어린 춤꾼
꽃 문전 물어 물어서 열쇠 하나씩 놓아주고.
길눈 아직 설어 허방 짚는 일 있지만
잰걸음 발 아픈 약속 하늘마다 향을 치리
내일은 몸 갈아입고 적멸에 들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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