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의 절규 허수아비의 절규 나무로 목 받치고 하늘만 바라보다 슬며시 뒷짐 지고 외쳐대는 사자후 가슴속 지푸라기는 썩은 내에 쩔었다. 추수를 마친 공터 채워가는 빈 소리 천상과 천하에서 빈속은 나뿐이라 왜 그리 처량한 걸까 들리지가 않구나. 현대시조 2023.05.13
봄꽃 봄꽃 터질 듯 벅찬 정열 누리를 물들이고 저 없이 봄은 없다 외치듯 넘치더니 한 줄금 내리는 비에 가는 시절 품었다. 사는 게 그런 거지 영원할 수 없으니 나 없이 못살 듯 한 여린 꿈에 목메도 비우면 채워진단 걸 다시 알게 하누나. 현대시조 2023.05.09
썰물과 밀물 썰물과 밀물 아직도 못 다한 말 가슴에 남아있어 저 물이 빠지기를 간절히 바랐었다 드넓은 갯벌위에다 속내마저 쓰려고. 어렵게 써 논글을 정없이 지우더니 함께 한 흔적조차 물속에다 감춘다 모두 다 지나간다며 혼자 중얼대면서. 현대시조 2023.05.05
당연은 없다 당연은 없다 호의를 베푼 것을 당연타 생각마라 세상사 어디에도 당연한건 없으니 호의를 당연시 하는 건 모자란 자의 착각. 반복된 호의인데 당연이라 여기고 스스로 만족하다 거르면 서글프다 호의는 호의일 뿐인데 당연이란 없는데. 현대시조 2023.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