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1432

아~ 8.18

아~ 8.18 허리가 잘린 아픔 골골이 맺힌 그 곳 시야를 방해하던 미루나무 베던 그날 북괴의 도끼에 맞아 처참하게 죽은 젊음. 분노는 화산처럼 아직도 들끓는데 진정을 무시하고 설쳐대는 아귀 떼 평화는 힘이 있어야 지켜낼 수 있단다. ( 76. 8. 18 판문점에서 관측 시야를 방해하던 미루나무를 제거하던 미군과 우리 군인들에게 북한군이 도끼로 만행을 저질러 미군 장교 2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다쳤음. 당시 전쟁 즉발 분위기였는데 김일성이 사과하여 무마 됨)

현대시조 2022.08.17

산사에서

산사에서 산그늘 찾아들어 좌선하는 연못에 돌탑이 내려놓은 이끼 낀 탑 그림자 숨죽여 바라다보니 수면위의 산을 탄다. 온종일 쏘다니던 동자승은 잠들고 부연(附椽)끝 풍경(風磬)소리 떨림이 멈춰서면 서산을 넘던 노을은 잠자리를 채비한다. 효자(孝子)된 싸리가지 노승의 등을 긁고 잦아진 기침소리 문풍지를 흔들면 산사(山寺)도 어둠을 베고 산이 되어 눕는다. (전에 쓴 글을 조금 고쳤습니다)

현대시조 2022.08.13

매창공원을 가다

매창공원을 가다 이화우 흩뿌릴 때 울며 잡고 이별한 님 지금도 그리워서 눈(目)물을 흘리시나 초라한 무덤 위에는 반쯤 녹은 눈(雪)물이. 지순한 그리움은 여태도 그대론가 눈 덮힌 봉분아래 눈(雪)물이 흘러있고 길손이 돌아본 자리 겨울바람 차갑다. 황진이(黃眞伊) 무덤 찾은 백호의 심정으로 매창(梅窓)의 제단위에 술 한잔 올릴까나 아서라, 님 향한 마음만 남겨두고 가리라. 매창공원: 황진이, 허난설헌과 함께 조선시대 여류문장가 부안 기생 이매창을 추모하여 조성한 공원 부안읍 서외리에 있음. 백호: 임제(林悌:1549~87)조선 후기의 문인의 호 황진이 무덤에 술잔을 올렸다고 관직에서 파직당함.

현대시조 2022.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