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1432

하루살이의 꿈

하루살이의 꿈 이틀은 살아야지 작심(作心)을 하다가도 동녘이 밝았다가 서산에 노을 지면 천사의 눈동자 속에 별이 되어 저문다. 한평생 꿈꿔왔던 하 많은 염원들로 어렵게 지낸 하루 백년만큼 길어서 간직한 그 꿈마저도 흔적 찾기 어렵다. 길다고 살아온 삶 백년도 못되는데 앞서 간 선인들에 내 삶을 비춰본다 흐려진 족적이라도 하나 정도 남기려.

현대시조 2022.08.27

여수 오동도

여수 오동도 울창한 신우대와 하늘 가린 동백 숲 낙화(落花)로 덮힌 길을 미로 속에 숨기고 상큼한 여수바다를 벅수처럼 지켜섰다. 스므 살 그쯤인가 겨울이 깊어갈 때 등대 밑 작은 다방 난로 가에 앉아서 또래의 레지한테서 인생사를 들었지. 오래된 그림들을 더듬어 추억하니 아련한 그리움은 파도에 출렁이고 비릿한 바다내음이 코끝에서 머문다.

현대시조 2022.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