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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아실 이 김영랑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디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 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밤 고이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밴 듯 감추었다 내어 드리지.
아! 그립다.
내 혼자 마음 날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향 맑은 옥돌에 불이 달아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불빛에 연긴 듯 희미론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 혼자 마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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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 들다 이안빈
세월 밖 먹 울음을
안으로 되 재우며
가슴속 묻어둔 불씨
봄 풀처럼 돋아나와
돌부처 앉은 자리에
꽃들을 피워낸다
일주문 주련글씨
일체가 없는 것이라고
말씀이 귀(耳)로 남아
생각은 되돌아 온다
눈물도 영글다 보면
사리되어 굳는가
한 생을 종이 접듯
세월을 비워두고 살라지만
뜨신 피 무지개 되어
빈 하늘에 부표로 뜬다
마음이 산에 가 닿으면
그리움도 헹궈질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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