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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 야 (曠野)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山脈)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 곳을 범(氾)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季節)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梅花香氣)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曠野)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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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우륵에게
강현덕(조선일보)
한 점 수묵화처럼 낙동강에 밤이 왔다
늘어진 강줄기로 달빛은 풀려있고
이제는 낡은 나룻배 흔들리지 않는다
한 그루 오동나무로 이 강을 건너와서
하늘을 강물을 풀잎을 잠재우고
저 혼자 바람도 없이 울고 있는 악사여
소리 소리가 깨어 나를 일으킨다
목타는 12현금 어둠에 잘리고
가락국 그 먼 나라가 내게로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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