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5.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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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 야 (曠野)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山脈)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 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

부지런한 계절(季節)이 피어선 지고

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梅花香氣)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曠野)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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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우륵에게

 

강현덕(조선일보)

 

한 점 수묵화처럼 낙동강에 밤이 왔다

늘어진 강줄기로 달빛은 풀려있고

이제는 낡은 나룻배 흔들리지 않는다

 

한 그루 오동나무로 이 강을 건너와서

하늘을 강물을 풀잎을 잠재우고

저 혼자 바람도 없이 울고 있는 악사여

 

소리 소리가 깨어 나를 일으킨다

목타는 12현금 어둠에 잘리고

가락국 그 먼 나라가 내게로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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