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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고양이로다 이장희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香氣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포근한 봄 졸음이 떠돌아라.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生氣가 뛰놀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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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여행
한재인(매일신문)
숨가쁜 골짜기도 허허벌판 돌밭도
냇물은 희희낙락 자질 않는 처세술에
한겨울 굳은 표정 가슴에도 노랠 품고
이 물 저 물 어우러진 물의 숲 속 돛배 한 척
순풍에 닻 내리고 나침눈에 매달림은
한바다 갈 길 태고서 어스름마저 꿰뚫는가
가을바람 경작한 새털구름 채마밭에
풍향 잊은 새 몇 마리 고즈넉이 선회한다
한세상 고뇌의 텃밭 잡초떨기 쪼으면서
들숨에 달빛 머금고 날숨에 어둠 토하며
파도뿌리 깨물고는 살 부비는 조가비 되어
한밤중 자맥질하며 샛별 따는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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