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6. 26.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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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서 소년에게 최남선

 

1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따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태산 같은 높은 뫼 집채 같은 바윗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 힘 아느냐 모르느냐 호통까지 하면서

따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처얼썩 처얼썩 척 튜르릉 꽉.

 

2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내게는 아무것 두려움 없어

육상에서 아무런 힘과 권()을 부리던 자라도

내 앞에 와서는 꼼짝 못하고

아무리 큰 물결도 내게는 행세하지 못하네.

내게는 내게는 나의 앞에는

처얼썩 처얼썩 척 튜르릉 꽉.

 

3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나에게 절하지 아니한 자가

지금까지 있거든 통기하고 나서 보아라.

진시황 나팔륜 너희들이냐.

누구 누구 누구냐 너희 역시 내게는 굽히도다.

나하고 겨룰 이 있건 오너라.

처얼썩 처얼썩 척 튜르릉 꽉.

 

4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조그만 산()모를 의지하거나

좁쌀 같은 섬 손벽만한 땅을 가지고

그 속에 있어서 영악한 체를

부리면서 나 혼자 거룩하다 하는 자

이리 좀 오너라 나를 보아라.

처얼썩 처얼썩 척 튜르릉 꽉.

 

5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나의 짝 될 이는 하나 있도다.

크고 깊고 너르게 뒤덮은 바 저 푸른 하늘

저것은 우리와 틀림이 없어

작은 시비 작은 쌈 온갖 모든 더러운 것 없도다.

저 따위 세상에 저 사람처럼

처얼썩 처얼썩 척 튜르릉 꽉.

 

6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저 세상 저 사람 모두 미우나

그 중에서 똑 하나 사랑하는 일이 있으니

담 크고 순진한 소년배들이

재롱처럼 귀엽게 나의 품에 와서 안김이로다.

오너라 소년배 입맞춰 주마.

처얼썩 처얼썩 척 튜르릉 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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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의 밤 청 정 화

 

둥근 달빛 내려앉아 버석거리는 대 숲 지나

시시콜콜 수다로 지분대는 산길 오르면

바위는 저희들끼리 귓속말 소곤대고.

 

하루 일과 빗장 걸어 꿈길 걸어가면

창문 흔드는 바람은 온 몸에 소름 돋우고

어머니 자장가처럼 다독이는 풍경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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