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6. 2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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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밤 오상순

 

 

어어 밤은 깊어

화촉동방의 촛불은 꺼졌다.

허영의 의상은 그림자마저 사라지고......

 

그 청춘의 알몸이

깊은 어둠바다 속에서

어족(魚族)인 양 노니는데

홀연 그윽히 들리는 소리 있어,

 

아야......!

태초 생명의 비밀 터지는 소리

한 생명 무궁한 생명으로 통하는 소리

열반(涅槃)의 문 열리는 소리

오오 구운의 성모 현빈(玄牝)이여!

 

머언 하늘의 뭇 성좌는

이 밤을 위하여 새로 빛날진저!

 

밤은 새벽을 배(孕胎)

침침히 깊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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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고독 조 영 희

 

풍경소리 독경소리 산바람을 휘감고

고요도 인적도 귀를 열어 잠잠한데

여승의 목탁소리는 산을 울려 고독하네

 

까투리 산비둘기 세속에서 따라왔나

산사의 기왓장만 콕콕 찍는 외로움

어느새 빗방울 똑똑 신발 가득 고여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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