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길가 노란 민들레 한길가 노란 민들레 깨어진 돌 틈새로 빠끔히 고개 밀고한 뼘도 안 된 자리 그것도 볕이라고샛노란 민들레꽃이 환하게 웃고 섰다. 목추길 물 한 모금 챙겨 주는 이 없고들 고양이 뒷물자리 더럽다 마다않고생각을 모두 비운 듯 그 미소 정말 곱다. 현대시조 2024.04.28
길상사 돌 동자승 길상사 돌 동자승 들숨과 날숨을 느끼는 게 명상이라생각을 벗어놓고 무아경지 이르니돌로 된 동자승에서 숨소리 들리는 듯. 생각에 집착하면 세상일 힘이 든다맨 먼저 버릴 것은 재물보다 생각을동자승 밝은 모습이 보기에 참 곱더라. 현대시조 2024.04.26
창덕궁과 창경궁 창덕궁과 창경궁 이런 걸 몰랐다니 보물을 곁에 두고 냄새나는 동물원 그것만 생각다가 울창한 숲 사이사이에 숨어있는 문화유산. 아직은 남은 미련 못 버릴 기대 속에 수억을 호가하는 땅값이 창피했다 우리도 이런 보물을 가졌다는 여유에. 현대시조 2024.04.24
목련 잎이 나다 목련 잎이 나다 화엽(花葉) 불상견(不相見)이란 그 말이 귀에 박혀 상봉(相逢)길 서둘러도 임은 먼저 떠났으니 그 모습 땅에서 보네 허무한 봄이 가네. 현대시조 2024.04.23
목련 잎이 나다 목련 잎이 나다 화엽(花葉) 불상견(不相見)이란 그 말이 귀에 박혀 상봉(相逢)길 서둘러도 임은 먼저 떠났으니 님 모습 땅에서 보네 허무한 봄이 가네. 현대시조 2024.04.23
성북동 저택 단상 성북동 저택 단상 엄청난 크기에다 으리으리한 집들 도대체 누가 살까 얼마나 부자일까 굳건히 닫친 대문이 감옥같아 보이는데. 저런 집 사는 이는 세상걱정 없겠지 철옹성 둘렀으니 걱정도둑 들리야 어떻게 숨을 쉬고사나 문 꽁꽁 잠가 놓고. 현대시조 2024.04.22
봄볕의 유혹 봄볕의 유혹 오늘은 어딜 가나 어디가야 좋을까 사방이 푸르르고 꽃 잔치 한창인데 챙기지 못한 화구(畫具)에 노트 한권 급하다. 돌아보면 울긋불긋 가슴이 싱숭생숭 후닥닥 일어서면 사위(四位)가 반길듯해 갑자기 조급한 마음 그림 가방 무겁다. 현대시조 2024.04.21
길상사에서 길상사에서 대원각 탈피하여 길상사 되었는데 골짜기 흐르는 물 오늘도 그대로다 인정(人情)만 수시로 변해 얘기꺼리 만들고. 무소유 외치시던 그 스님 잠이 들어 들꽃 핀 화단 속에 명패하나 남겼더라 헛되고 헛되더구나 인생무상(人生無常)하더라. 현대시조 2024.04.20
속담 속담 개천에서 용 난다고? 천만에 말씀이야 요즘은 오염돼서 미꾸리도 못살아 정치판 둘러보니까 그게 맞는 말이야. 초록은 동색이고 그물에 그 나물들 어쩌다 튀었다고 그게 용인 줄 아나 세상도 보는 눈 있어 그리 쉽게 보지 마. 현대시조 2024.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