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기쁜 일
'달과 6펜스'라는 작품으로 동양에서도 많은 독자를 가지고 있는 영국의 문호 서머셋 몸이 일흔 다섯 번째 생일을 맞아 축하연을 연 날 밤, 친구 한 사람이 물었다.
"지금까지 가장 기뻤던 일은 뭔가?"
서머셋 몸은 빙긋이 웃으면서 이렇게 대답했다.
"하나 있지. 제2차 세계 대전에 종군 중인 한 병사에게 편지를 하나 받았었는데, 이런 편지였다네. '당신의 작품을 통독했는데 한번도 사전을 찾아보지 않고 읽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문학을 하는 사람으로 서 이 이상 기쁨은 없다네. 그것이 평생을 통해서 제일 기뻤던 일일세."
쉽게 쓰려면 쓸 수 있는데도, 아니 그렇게 쓰려고 노력해야 하는 데도 ,억지로 어려운 말을 사용해서 이상하게 빙빙 돌려쓰는 사람들이 있다. 얼핏 읽어서는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어려운 문장을 늘어놓고는 뿌듯해 하는 것이다. 말할 것도 없이 그것은 현학적인 악취미다. 그런 글을 써 놓고 스스로 훌륭하게 썼다고 생각하며 뿌듯해 하는 얼굴은 그 사람이 얼마나 유치한가를 상징한다. 현학적인 악취미를 즐기는 것은 학자가 아직 진지한 학문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을 때의 현상이 다 진지한 경지에 이르면 그런 버릇은 당연히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문장이라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매개물인 이상 그 기능을 충분히 다하려면 무엇보다도 일단 쉬워야 한다. 그래야 누구나 쉽게 전달받고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것이 문장의 가장 필수적인 조건이다.
따라서 글을 쓴다는 것에는 얼마나 아름답고 교묘하게 쓰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쉽게 쓰느냐가 문제가 된다. 적어도 글을 쓰겠다고 하는 사람이라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면으로 도전하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누구나 알 수 있도록 쉽게 표현하는 것이야말로 지극히 어려운 기술이면, 난해한 어구를 사용하여 읽는 사람을 혼란시키는 것이 오히려 문장의 초보자라는 사실을 명심하자.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韓非子중에서 -작은 원한이 죽음을 부를 수도 있다 (0) | 2015.10.19 |
---|---|
10년의 식물인간을 깨어나게 한 사랑 (0) | 2015.10.16 |
이야기 고사성어 - 한단지보 (0) | 2015.10.16 |
韓非子중에서 -능력은 상황에 따라 바뀐다 (0) | 2015.10.16 |
감동적인 이야기 (0) | 2015.10.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