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7. 13.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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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 한용운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든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야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 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 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니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 때에 미리 떠날 것을 염려하고 경계

하 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의 일이 되고 놀란 가슴은 새

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것은 스스로 사랑

을 깨치는 것인 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 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 때에 떠날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 때에 다시 만

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 하얐습니다.

제 곡조를 못 이기는 사랑의 노래는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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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 조 종 만

 

~ 하 그 소리는 꽃 피듯 떠는 입술

따라서 눈빛 그리 반기듯 놀란 동공

향기랑 있는 그대로 다 난, 줄 것이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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