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달의 역사

임기종 2020. 9. 30. 11:41
728x90

달의 역사

 

초승달

혼사 날 잃어버린 큰누이 버선 한짝

동생들 모두 함께 한참을 찾았는데

감나무 높은 가지에 새초롬히 걸렸다.

 

 

보름달

떠나기 서러워서 엎드려 울던 누이

새 짝을 찾은 후에 환하게 밝아져서

새까만 하늘가운데 웃는 모습 반갑다.

 

 

그믐달

검고 긴 머리칼이 백발로 나이 들어

올라선 고갯마루 차마 넘지 못하고

어릴 적 고향생각에 서성이고 있었다.

'현대시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도(思悼)  (0) 2020.10.03
추석 즈음에  (0) 2020.10.03
가을 하늘(동시조)  (0) 2020.09.28
해고된 허수아비  (0) 2020.09.27
화진포(花津浦)  (0) 2020.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