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보 외 연보(年譜) - 이육사 '너는 돌다릿목에서 줘 왔다'던 할머니의 핀잔이 참이라고 하자. 나는 진정 강언덕 그 마을에 버려진 문받이였는지 몰라. 그러기에 열여덟 새 봄은 버들피리 곡조에 불어 보내고 첫사랑이 흘러간 항구의 밤 눈물 섞어 마신 술, 피보다 달더라. .. 한국현대시 2015.12.15
한국현대시와 시조 1수 전라도 가시내 - 이용악(李庸岳) 알룩조개에 입맞추며 자랐나 눈이 바다처럼 푸를 뿐더러 까무스레한 네 얼굴 가시내야 나는 발을 얼구며 무쇠다리를 건너온 함경도 사내 바람소리도 호개*도 인전 무섭지 않다만 어두운 등불 밑 안개처럼 자욱한 시름을 달게 마시련.. 한국현대시 2015.12.14
한국현대시와 시조 고향 앞에서 - 오장환(吳章煥) 흙이 풀리는 내음새 강바람은 산짐승의 우는 소릴 불러 다 녹지 않은 얼음장 울멍울멍 떠내려간다. 진종일 나룻가에 서성거리다 행인의 손을 쥐면 따뜻하리라. 고향 가까운 주막에 들러 누구와 함께 지난날의 꿈을 이야기하랴. 양귀비 끓.. 한국현대시 2015.12.11
너무도 슬픈 사실 외 너무도 슬픈 사실-봄의 선구자 '진달래'를 노래함 - 박팔양(朴八陽) 날더러 진달래꽃을 노래하라 하십니까 이 가난한 시인더러 그 적막하고도 가녈픈 꽃을 이른 봄 산골짜기에 소문도 없이 피었다가 하로 아침 비비람에 속절없이 떨어지는 그 꽃을 무슨 말로 노래하라 하십니까 노래하.. 한국현대시 2015.12.10
새날의 기원 외 새 날의 기원 - 김해강(金海剛) 1. 새해라, 첫 아침 동녘 한울엔 붉은 햇살이 뻗혀오르나이다 무릎꿇고 정성을 구을려 비옵는 마음 한껏 떨리옵니다 이 땅 겨레의 가슴에도 이 땅 겨레의 가슴에도 새로운 붉은 해가 돋아오르사이다 새로운 힘이 뛰고, 새로운 기쁨이 피어날 가장 .. 한국현대시 2015.12.09
병적 계절(炳的季節) - 이상화(李相和) 병적 계절(炳的季節) - 이상화(李相和) 기러기 제비가 서로 엇갈림이 보기에 이리도 설은가. 귀뚜리 떨어진 나뭇잎을 부여잡고 긴 밤을 새네. 가을은 애달픈 목숨이 나누어질까 울 시절인가 보다. 가없는 생각 짬 모를 꿈이 그만 하나 둘 잦아지려는가. 홀아비같이 헤매는 바람떼.. 한국현대시 2015.12.08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李相和)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 이상화(李相和)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나는 온몸에 햇살을 받고 푸른 하늘 푸른 들이 맞붙은 곳으로 가르마 같은 논길을 따라 꿈 속을 가듯 걸어만 간다. 입술을 다문 하늘아, 들아, 내 맘에는 내 혼자 온 것 같지를 않구나! 네가 .. 한국현대시 2015.12.07
나의 침실로 - 이상화(李相和) 나의 침실로 - 이상화(李相和) '마돈나' 지금은 밤도, 모든 목거지에, 다니노라 피곤하여 돌아가련도다. 아, 너도, 먼동이 트기 전으로, 수밀도(水蜜桃)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오너라. '마돈나' 오려무나, 네 집에서 눈으로 유전(遺傳)하던 진주(眞珠)는, 다 두고 몸만 오너.. 한국현대시 2015.12.04
타고르의 시(詩) GARDENISTO를 읽고 - 한용운 타고르의 시(詩) GARDENISTO를 읽고 한용운(韓龍雲) 벗이여, 나의 벗이여. 애인의 무덤 위에 피어 있는 꽃처럼 나를 울리는 벗이여. 작은 새의 자취도 없는 사막의 밤에 문득 만난 님처럼 나를 기쁘게 하는 벗이여. 그대는 옛 무덤을 깨치고 하늘까지 사무치는 백골(白骨)의 향.. 한국현대시 2015.12.03
복종 (服從) - 한용운(韓龍雲) 복종 (服從) - 한용운(韓龍雲) 남들은 자유를 사랑한다지마는, 나는 복종을 좋아하여요. 자유를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당신에게는 복종만 하고 싶어요. 복종하고 싶은데 복종하는 것은 아름다운 자유보다도 달콤합니다. 그것이 나의 행복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더.. 한국현대시 2015.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