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꽃 진달래꽃 - 김소월(金素月)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 한국현대시 2015.11.17
금잔디 - 김소월(金素月) 금잔디 - 김소월(金素月) 잔디 잔디 금잔디 심심(深深) 산천에 붙는 불은 가신 님 무덤 가에 금잔디. 봄이 왔네, 봄빛이 왔네. 버드나무 끝에도 실가지에. 봄빛이 왔네, 봄날이 왔네. 심심 산천에도 금잔디에. ({개벽} 19호, 1922.1) 한국현대시 2015.11.16
엄마야 누나야 - 김소월(金素月) 엄마야 누나야 - 김소월(金素月)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뜰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개벽} 19호, 1922.1) 한국현대시 2015.11.13
산(山) 너머 남촌(南村)에는 - 김동환(金東煥) 산(山) 너머 남촌(南村)에는 - 김동환(金東煥) 1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南)으로 오네.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제 나는 좋데나. 2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한국현대시 2015.11.12
조선의 맥박 - 양주동 조선(朝鮮)의 맥박(脈搏) - 양주동(梁柱東) 한밤에 불 꺼진 재와 같이 나의 정열이 두 눈을 감고 잠잠할 때에, 나는 조선의 힘 없는 맥박을 짚어 보노라. 나는 임의 모세관(毛細管), 그의 맥박이로다. 이윽고 새벽이 되어 환한 동녘 하늘 밑에서 나의 희망과 용기가 두 팔.. 한국현대시 2015.11.11
월광으로 짠 병실 - 박영희 월광(月光)으로 짠 병실(病室) - 박영희(朴英熙) 밤은 깊이도 모르는 어둠 속으로 끊임없이 구르고 또 빠져서 갈 때 어둠 속에 낯을 가린 미풍(微風)의 한숨은 갈 바를 몰라서 애꿎은 사람의 마음만 부질없이도 미치게 흔들어 놓도다. 가장 아름답던 달님의 마음이 이 때이면 남몰.. 한국현대시 2015.11.10
나는 왕(王)이로소이다 - 홍사용(洪思容) 나는 왕(王)이로소이다 - 홍사용(洪思容) 나는 왕이로소이다. 나는 왕이로소이다. 어머님의 가장 어여쁜 아들, 나는 왕이로소이다. 가장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서……. 그러나 시왕전(十王殿)*에서도 쫓기어난 눈물의 왕이로소이다. "맨 처음으로 내가 너에게 준 .. 한국현대시 2015.11.09
논 개 - 변영로(卞營魯) 논 개 - 변영로(卞營魯) 거룩한 분노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는 정열은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물결 위에 양귀비 꽃보다도 더 붉은 그 마음 흘러라. 아리땁던 그 아미(蛾眉) 높게 흔들리우며 그 석류 속 같은 입술 죽음을 입 맞추었네. 아, 강낭콩 꽃보다도 .. 한국현대시 2015.11.09
봄비 - 변영로 봄 비 -변영로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졸음 잔뜩 실은 듯한 젖빛 구름만이 무척이나 가쁜 듯이, 한없이 게으르게 푸른 하늘 위를 거닌다. 아, 잃은 것 없이 서운한 나의 마음!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 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 .. 한국현대시 2015.11.06
방랑의 마음 - 오상순 방랑(放浪)의 마음 -오상순 흐름 위에 보금자리 친 오 흐름 위에 보금자리 친 나의 혼(魂)……. 바다 없는 곳에서 바다를 연모(戀慕)하는 나머지에 눈을 감고 마음 속에 바다를 그려 보다 가만히 앉아서 때를 잃고…… 옛 성 위에 발돋움하고 들 너머 산 너머 보이는 듯 마는 듯 어릿거리는 .. 한국현대시 2015.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