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룻배와 행인(行人) - 한용운(韓龍雲) 나룻배와 행인(行人) - 한용운(韓龍雲)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 한국현대시 2015.12.01
알 수 없어요 - 한용운(韓龍雲) 알 수 없어요 - 한용운(韓龍雲)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垂直)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취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 한국현대시 2015.11.30
님의 침묵(沈黙) - 한용운(韓龍雲) 님의 침묵(沈黙) - 한용운(韓龍雲)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적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 맹서는 차디찬 티끌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에 날어갔습니다. .. 한국현대시 2015.11.27
초혼 - 김소월 초혼 (招魂) - 김소월(金素月)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 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心中)에 남아 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 한국현대시 2015.11.26
산유화(山有花) - 김소월(金素月) 산유화(山有花) - 김소월(金素月)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에서 우는 작은 새여 꽃이 좋아 산에서 사노라네. 산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시집 {진달래꽃}, 1925) 한국현대시 2015.11.25
가는길 - 김소월 가는 길 김소월(金素月)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번 - 저 산에도 까마귀, 들에 까마귀 서산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 오라고 따라 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 흐릅디다려 : .. 한국현대시 2015.11.24
산 - 김소월 산(山) - 김소월(金素月) 산새도 오리나무 위에서 운다. 산새는 왜 우노, 시메*산골 영(嶺) 넘어가려고 그래서 울지. 눈은 내리네, 와서 덮이네. 오늘도 하룻길 칠팔십 리 돌아서서 육십 리는 가기도 했소. 불귀(不歸)*, 불귀, 다시 불귀, 삼수갑산(三水甲山)에 다시 불.. 한국현대시 2015.11.23
삭주구성 - 김소월 삭주 구성(朔州龜城) 김소월(金素月) 물로 사흘 배 사흘 먼 삼천 리 더더구나 걸어 넘는 먼 삼천 리 삭주 구성(朔州龜城)은 산(山)을 넘은 육천 리요 물 맞아 함빡이 젖은 제비도 가다가 비에 걸려 오노랍니다. 저녁에는 높은 산 밤에 높은 산 삭주 구성은 산 넘어 먼 육천 .. 한국현대시 2015.11.20
왕십리(往十里) - 김소월(金素月) 왕십리(往十里) - 김소월(金素月) 비가 온다 오누나 오는 비는 올지라도 한 닷새 왔으면 좋지. 여드레 스무날엔 온다고 하고 초하루 삭망(朔望)이면 간다고 했지. 가도 가도 왕십리(往十里) 비가 오네. 웬걸, 저 새야 울려거든 왕십리 건너가서 울어나 다고, 비 맞.. 한국현대시 2015.11.19
접동새 - 김소월(金素月 접동새 - 김소월(金素月) 접동 접동 아우래비 접동 진두강(津頭江)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 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 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 보랴 오오 불설워* .. 한국현대시 2015.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