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산(山) 너머 남촌(南村)에는   - 김동환(金東煥)

임기종 2015. 11. 12.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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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머 남촌(南村)에는   - 김동환(金東煥)

1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해마다 봄바람이 남()으로 오네.

꽃 피는 사월이면 진달래 향기

밀 익는 오월이면 보리 내음새,

어느 것 한 가진들 실어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제 나는 좋데나.

2

산 너머 남촌에는 누가 살길래

저 하늘 저 빛깔이 저리 고울까.

금잔디 너른 벌엔 호랑나비떼

버들밭 실개천엔 종달새 노래,

어느 것 한 가진들 들려 안 오리.

남촌서 남풍 불제 나는 좋데나.

3

산 너머 남촌에는 배나무 있고

배나무 꽃 아래엔 누가 섰다기,

그리운 생각에 재에 오르니

구름에 가리어 아니 보이네.

끊었다 이어오는 가는 노래는

바람을 타고서 고이 들리네.

({조선문단} 18, 192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