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어느 산사에서

임기종 2015. 4. 1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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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산사에서

 

산그늘 내려앉아 좌선하는 연못에

이끼 낀 석탑이 품고 있던 그림자를

가만히 내려놓으니 물속의 산을 탄다.

 

왼종일 쏘다니다 깜박 조는 동자승

부연(附椽)끝 풍경(風磬)소리 떨림이 멈춰서면

노을도 서산을 베고 잠자리를 채비하고.

 

등 가려운 노승이 효자삼은 싸리가지

쿨럭이는 기침소리 처마 밑에 걸리면

고요로 숨죽인 산사(山寺) 어둠속의 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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