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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입지 않는 지혜

임기종 2014. 2. 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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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를 입지 않는 지혜

 

장자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옵니다.

한 번은 공자가 진나라와 채나라 사이에 포위되어 7일동안이나 끓인 음식을 먹지 못했습니다.그런 공자를 대공임이라는 사람이 위문을 와서는 말했습니다.

"선생은 곧 죽게 되었구려?"

"그렇소이다."

공자가 대답했습니다.

"죽기 싫으시오?"

"그렇소만."

그러자 대공인이 공자에게 다가 앉으며 말했습니다.

"그럼,내가 불사(不死)의 도리를 말씀 드려도 괜찮겠죠?"

"어서 말해 보시오."

대동임의 말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동해에 의태라는 새가 있는데, 그 새는 느리고 높이 날지 못해서 무능하므로,날 때는 같은 새 떼의 도움을 얻어서 날고, 머물 때는 새떼 속에 끼어 있으며,나아갈 때는 앞장서지 않고, 물러설 때는 꽁무니에 처지지 않으며,먹을 때도 앞에 나서지 않고 반드시 그들이 먹다 남긴 것을 먹소,그러니까 이 새는 행렬에서 배척당하지 않고,사람으로부터 해를 입지도 않소, 바로 이런 이유로 해서 재난을 면할 수 있는 것이오,곧은 나무는 먼저 베이고, 단 우물은 먼저 마르는 법이오.

내가 선생을 보니,선생은 자기 지식을 자랑하여 어리석은 사람을 놀라게 만들고,자기 행실을 닦아 남의 잘못된 행동을 두드러지게 하며, 눈부시기가 마치 해나 달을 들고 가기라도 하듯 하니 그 때문에 재난을 면치 못하는 것이오,

옛날 내가 큰덕을 지닌 분에게서 들은 바에 의하면

'스스로 공을 자랑하는 이는 오히려 공을 잃고,공을 이룬 뒤 물러나지 않는 이는 몸을 망치며,명성을 이루고 거기 그대로 머무는 이는 욕을 보게 된다'고 하였소.

누가 과연 공명을 버리고 뭇사람에게 되돌려 줄 수가 있겠소?

그 도가 널리 세상에 퍼져 있어도 명성에 머물지 않고,덕이 온 천하에 미쳐도 명예에 머물지 않으며, 마음을 순일하게 하고 행동을 평범하게 하여 광인처럼 무심하게 거동하며,자취를 남기지 않고 권세를 버린 채 공명에 마음을 두지 않소.이렇게 하니까 남을 책망하는 일도 없고,남이 책망할 일도 없소,덕이 지극한 사람은 세상의 명성을 바라지 않는 거요, 그런데 선생 은 어찌 기뻐 자랑한단 말이오!"

대공임의 말을 다 듣고 난 공자가 말했습니다.

"훌륭한 말씀이요."

대공임의 말을 들은 공자는 이내 사람들과의 교제를 끊고 제자들을 돌려 보냈습니다.그리고는 진펄 숲에 숨어 남루한 옷을 입고 도토리를 먹으며 살았습니다.이윽고 그는 짐승들 속에 들어가도 무리가 놀라서 어지럽게 흩어지지 않고,새떼 속에 끼어도 행렬이 흩어지지 않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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