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담(肉談). 은(銀) 항아리 때문이야
한 조정 관리가 호남지방에서 기생을 사랑하여, 서울로 올라오면서 차마 작별하지 못하고 자기 말에 태우고 금강(錦江)까지 왔다. 기생은 배에 올라 관리를 붙잡고 대성통곡을 하면서,"나으리와 이별하기보다는 차라리 이 강물에 빠져서 죽겠습니다."라고 외치고 뱃전으로 가서 물에 뛰어들려 했다. 이에 관리도 눈물을 흘리면서 기생을 붙잡아 안고 등을 어루만지며 위로했다."죽어서는 안 돼. 내가 다시 찾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해."이러면서, 짐을 뒤져 은 항아리를 꺼내 주는 것이었다. 이어 배가 떠나려고 하니 기생은 울며 배에서 내렸는데, 배가 떠나자마자 기생은 언제 울었느냐는 듯이 즐겁게 웃었다. 그리고 흥얼거리면서 노래를 부르니, 이 때 옆에 있던 기생 친척 한 사람이 이런 모습을 보고 나무랐다."얘야, 저 관리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