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 정월 대보름 당신욕심 버린지 하매나 오래인데 보름달 떠오르면 정한수 차려놓고 자식들 잘되기만을 빌고 또 빌으셨다. 싸늘한 새벽녘에 정한수 올려놓고 간절히 손비비던 울 엄마의 얼굴이 동그란 보름달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현대시조 2017.02.16
옛 이야기 (동시조) 옛 이야기 ‘찌그러진 양은냄비 밑창 나간 고무신’ 엿장수 가위소리 안달나던 한낮에 아부지 신발 한짝을 돌에다 문질렀다. 엿가락 두어개를 감사히 받아들고 행여나 들킬세라 허겁지겁 먹는 걸 방과후 집으로 오던 형아에게 들켰다. 아부지가 외출하러 신발을 찾으신다 두 눈을 꿈벅.. 현대시조 2017.02.13
아내 아내 티격태격 살아온 사십여년 긴 세월 살아온 날보다도 살날이 더 적은데 어느 날 밥상머리에서 흰머리를 보았어. 한솥밥 먹은 날이 벌써 그리 되었나 사랑도 미움도 사치마냥 여겨져도 눈가에 주름을 보니 안쓰러워 지더군. 현대시조 2017.02.10
또 한해가 간다 또 한해가 간다 어디 어느 곳으로 어떻게 가는건지 흔적도 남지 않은 시간의 궤적인데 모두들 서운해한다 또 한해가 간다고. 어제 같은 오늘여서 비슷한 나날이라 무심히 보낸 시간 찍혀버린 방점하나 모두들 아쉬워한다 또 한해가 간다고. 현대시조 2016.12.16
구절초 구절초 가을빛 젖어있는 언덕배기 한구석에 어머니 어머니를 꼭 닮은 꽃이 폈다 아들아 어서오너라 환하게 미소 짓 듯. 군대간 삼년동안 냉방에서 지내시며 추운데 아들있어 따숩게 못잔다고 어머니 하얀 손수건은 항상 젖어 있었지. 반백으로 머리가 흰 아들의 가슴속엔 미소로 반기시.. 현대시조 2016.10.11
칠월칠석 칠월칠석 기다리고 기다리다 애가 타 말라가도 보고파 흘린 눈물 미리내가 넘치니 전생에 짊어진 이 업(業) 누구탓을 하리오. 매일이 오늘이면 아린 정 스러질까 그리며 지낸 설움 삭힐 수 있을까나 무정한 오작교 모습 환영(幻影)으로 떠있네. 현대시조 2016.08.09
길상사(吉祥寺)와 길상화(吉祥花) 길상사(吉祥寺)와 길상화(吉祥花) ‘천억은 그 분의 시 한 줄만도 못하다’ 백석(白石)향한 그리움 자야의 깊은 정에 대원각 탈피를 하여 길상사가 되었고. 새날이 밝아온들 님과 함께 못한 날들 차라리 굶으리라 칠월 초하루 생신날 끝끝내 이루지 못한 그 사랑이 애닯다. 삼고초려(三顧.. 현대시조 2016.06.22
아카시아 아카시아 송알송알 이슬방울 청초한 모습 속에 숨겨진 고운사연 깊이 간직 한다더니 코끝에 스민 향기는 놓치고 말았구려. (아카시아 꽃말: 비밀스러운 사랑) 현대시조 2016.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