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여수의 맛

임기종 2018. 4. 18.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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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 맛 1 서대회

 

싱싱한 서대 골라 껍질 벗겨 회뜨고

막걸리 초 고추장 야채 섞어 무치면

이 맛이 여수 맛이다 장담해도 좋을 듯.

 

 

여수의 맛 2 금풍생이구이

 

얼마나 맛있으면 샛서방 고기랄까

조강지부(糟糠之夫) 서방님이 이제는 뒷전인가

담백한 생선구이에 세월감이 아쉽군.

 

(* 금풍생이 군평선이의 사투리. 일명 딱돔이라고도 함)

 

 

여수의 맛 3 장어탕

 

통통한 붕장어를 칼집 내 토막치고

대파에 숙주나물 된장 풀어 끓여내니

숙취를 해소하려다가 해장술에 취했네.

 

여수의 맛 4 삼치회

 

활어회 좋다해도 이 맛을 따를소냐

기름장 찍은 회를 햇김에 싸먹으니

스르르 녹는 이 느낌 어디에다 비할까.

 

 

여수의 맛 5 숭어 회

 

그랬지 울 아부지 치아도 성찮은데

송송 썬 숭어회에 소주한잔 즐기셨어

이제는 어찌할거나 숭어 저리 싱싱한데.

 

 

여수의 맛 6 병어 찜

 

급하디 금한 성질 산 놈 보기 어렵지만

무우로 밑을 깔고 삼삼하게 찜을 하니

죽거나 살아있거나 내 알 바 아니더라.

 

 

여수의 맛 7 병어회

 

은백색 멋진 몸매 고소한 맛이 일품

엇비슷 썰어놓고 된장방아 한입하니

생선도 이런 맛나나 어느새 녹아지네

 

 

여수의 맛 8 갯장어 데침

 

여름을 이기려고 보신음식 챙기지만

여수는 갯장어로 더위를 물리치네

육수에 데친 속살이 감칠맛을 더하니.

 

(* 갯장어-하모)

 

 

여수의 맛 9 돌게장

 

꽃게도 아닌 것이 감칠맛은 어인 일

간장에 절인 돌게 밥도둑이 분명한데

무한정 주는 인심은 여수밖엔 없으리라.

 

 

여수의 맛 10 멸치 조림

 

큼직한 멸치들이 정어리를 닮았구나

매콤한 양념하고 냄비에 조려내면

상추쌈 한볼테기로 미소가 절로난다.

 

(* 여수에서는 큰 멸치를 정어리 또는 징어리라고 불렀음)

 

 

여수의 맛 11 새조개 샤부샤부

 

부드런 껍질 속에 들어앉은 새한마리

뾰쪽한 부리까지 어찌 저리 닮았을까

육수에 살짝 데치니 쫄깃하고 달콤한 맛.

 

 

여수의 맛 12 서대조림

 

꾸덕이 마른 서대 양념에 조려내니

쫄깃하고 감치는 맛 육포에다 비할까

술안주 밥반찬에는 더할 것이 없더라.

 

 

여수의 맛 13 갈치구이

 

통통한 갈치 골라 토막 내 소금치고

앞뒤로 노릇노릇 알맞게 구워내니

감칠맛 입안에 돌아 미소가 절로난다.

 

 

여수의 맛 14 산낙지 탕탕이

 

싱싱한 낙지 골라 탕탕탕 다진 후에

참기름 계란노른자 김가루로 비벼내면

과음후 속풀이에는 이만한게 없지요.

 

 

여수의 맛 15 낙지 호롱

 

몇가닥 볏집추려 낙지를 둘둘감고

양념장 발라가며 사르르 익혀내면

타지선 맛보기 힘든 남도의 별미려니.

 

 

여수의 맛 16 전어구이

 

머리에 깨가 서말 가을생선 전어라네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올 구실삼는

노릇한 전어구이에 기름 똑똑 흐른다.

 

 

여수의 맛 17 해삼내장젓 비빔밥

 

따끈한 밥을 퍼서 해삼내장 올리고

김가루 참기름을 솔솔 뿌려 비비면

어디서 이 맛을 보나 달콤하고 고소하니.

 

 

여수의 맛 18 꼬막 무침

 

팔팔팔 물 끓으면 꼬막 살짝 데치고

통통한 살을 발라 양념장에 무치면

쫄깃한 별난 식감이 별스런 맛일게오.

 

 

여수의 맛 19 활어 회

 

타지서 먹던 회와 비교를 하지마오

육질에 피오르는 싱싱한 무지개 빛

물맑은 남해바다가 상에 올랐습디다.

 

 

여수의 맛 20 남도밥상

 

상다리 휘어질듯 하도 많은 요리들

맛있는 음식받고 허리띠 풀었다가

계산서 받아들으니 주인 걱정됩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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