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의 맛 1 – 서대회 싱싱한 서대 골라 껍질 벗겨 회뜨고 막걸리 초 고추장 야채 섞어 무치면 이 맛이 여수 맛이다 장담해도 좋을 듯. 여수의 맛 2 – 금풍생이구이 얼마나 맛있으면 샛서방 고기랄까 조강지부(糟糠之夫) 서방님이 이제는 뒷전인가 담백한 생선구이에 세월감이 아쉽군. (* 금풍생이 – 군평선이의 사투리. 일명 딱돔이라고도 함) 여수의 맛 3 – 장어탕 통통한 붕장어를 칼집 내 토막치고 대파에 숙주나물 된장 풀어 끓여내니 숙취를 해소하려다가 해장술에 취했네. 여수의 맛 4 – 삼치회 활어회 좋다해도 이 맛을 따를소냐 기름장 찍은 회를 햇김에 싸먹으니 스르르 녹는 이 느낌 어디에다 비할까. 여수의 맛 5 – 숭어 회 그랬지 울 아부지 치아도 성찮은데 송송 썬 숭어회에 소주한잔 즐기셨어 이제는 어찌할거나 숭어 저리 싱싱한데. 여수의 맛 6 – 병어 찜 급하디 금한 성질 산 놈 보기 어렵지만 무우로 밑을 깔고 삼삼하게 찜을 하니 죽거나 살아있거나 내 알 바 아니더라. 여수의 맛 7 – 병어회 은백색 멋진 몸매 고소한 맛이 일품 엇비슷 썰어놓고 된장방아 한입하니 생선도 이런 맛나나 어느새 녹아지네 여수의 맛 8 – 갯장어 데침 여름을 이기려고 보신음식 챙기지만 여수는 갯장어로 더위를 물리치네 육수에 데친 속살이 감칠맛을 더하니. (* 갯장어-하모) 여수의 맛 9 – 돌게장 꽃게도 아닌 것이 감칠맛은 어인 일 간장에 절인 돌게 밥도둑이 분명한데 무한정 주는 인심은 여수밖엔 없으리라. 여수의 맛 10 – 멸치 조림 큼직한 멸치들이 정어리를 닮았구나 매콤한 양념하고 냄비에 조려내면 상추쌈 한볼테기로 미소가 절로난다. (* 여수에서는 큰 멸치를 정어리 또는 징어리라고 불렀음) 여수의 맛 11 – 새조개 샤부샤부 부드런 껍질 속에 들어앉은 새한마리 뾰쪽한 부리까지 어찌 저리 닮았을까 육수에 살짝 데치니 쫄깃하고 달콤한 맛. 여수의 맛 12 – 서대조림 꾸덕이 마른 서대 양념에 조려내니 쫄깃하고 감치는 맛 육포에다 비할까 술안주 밥반찬에는 더할 것이 없더라. 여수의 맛 13 – 갈치구이 통통한 갈치 골라 토막 내 소금치고 앞뒤로 노릇노릇 알맞게 구워내니 감칠맛 입안에 돌아 미소가 절로난다. 여수의 맛 14 – 산낙지 탕탕이 싱싱한 낙지 골라 탕탕탕 다진 후에 참기름 계란노른자 김가루로 비벼내면 과음후 속풀이에는 이만한게 없지요. 여수의 맛 15 – 낙지 호롱 몇가닥 볏집추려 낙지를 둘둘감고 양념장 발라가며 사르르 익혀내면 타지선 맛보기 힘든 남도의 별미려니. 여수의 맛 16 – 전어구이 머리에 깨가 서말 가을생선 전어라네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올 구실삼는 노릇한 전어구이에 기름 똑똑 흐른다. 여수의 맛 17 – 해삼내장젓 비빔밥 따끈한 밥을 퍼서 해삼내장 올리고 김가루 참기름을 솔솔 뿌려 비비면 어디서 이 맛을 보나 달콤하고 고소하니. 여수의 맛 18 – 꼬막 무침 팔팔팔 물 끓으면 꼬막 살짝 데치고 통통한 살을 발라 양념장에 무치면 쫄깃한 별난 식감이 별스런 맛일게오. 여수의 맛 19 – 활어 회 타지서 먹던 회와 비교를 하지마오 육질에 피오르는 싱싱한 무지개 빛 물맑은 남해바다가 상에 올랐습디다. 여수의 맛 20 – 남도밥상 상다리 휘어질듯 하도 많은 요리들 맛있는 음식받고 허리띠 풀었다가 계산서 받아들으니 주인 걱정됩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