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하느님은 누가 만들었을까요?>
여덟살 짜리 꼬마 아이가 물었다.
그러자 그 아이의 선생님이 대답했다.
<하느님이란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것이에요!>
<그렇지만 모든 것은 시작과 끝이 있는것인데요?>
하고 꼬마가 말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다른 꼬마가 빈정거리며 말했다.
<원에서 처음 시작되는 곳과 끝나는 곳이 어디 있어?>
<이제야 조금 알듯 한데>
하고 처음 꼬마가 말했다.
만약 삶이 완전하다면, 원은 최초의 출발점으로 되돌아오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하여 원은 완성된다. 그러나 그 원이 완전하지 못함을 느꼈다. 무엇인가가 빠져있음을 느꼈다.
인간이 세상에서 출발하는 것이라면 세상에서 끝을 맺어야 한다. 그렇게 될 때만 이 원은 완성되고, 인간 또한 완전해진다. 선에서는 말한다. 내가 도에 이르기 전에는 강은 강이었고 산은 산이었다.
내가 도에 깊이 빠져 들었을 때는 모든 것이 뒤죽박죽 혼란스러워졌다. 이제 강은 더 이상 강 같지 않았고, 산 또한 더 이상 산같지 않았다. 모든 것이 뒤죽박죽 거꾸로 되어 버렸다. 그러나 내가 마침내 도를 깨우쳤을 때는, 다시 강은 강이 되었고 산도 다시 산이 되었다
우리는 이 세상에서 출발한다. 이 세상은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다.
어디에서 출발하든, 우리는 세상에서 출발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가지 확실한 것이 있다. 만약 원이 완성되고 여행을 다 마친 후 우리가 성취하게 된다면 우리는 이 세상에서 끝을 맺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도에서 끝을 맺는다면 모든 사물은 뒤죽박죽 엉망이 되어 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