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춘망사 (春望詞)를 시조로 쓰다

임기종 2024. 3. 17.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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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망사 (春望詞)를 시조로 쓰다

 

화개불동상 (花開不同賞) – 꽃이 피어도 함께 즐길 사람이 없고

화락불동비 (花落不同悲) – 꽃이 져도 함께 슬퍼할 사람이 없네

욕문상사처 (欲問想思處) – 묻고 싶소, 그대는 어디에 계신지

화개화락시 (花開花落時) – 때맞춰 꽃들만 피고 지는구나.

 

봄볕에 피는 꽃은 온산에 만발한데

저 꽃이 다지도록 같이 볼 임이 없네

님이여 어디계시나요 꽃이 피고 집니다.

 

남초결동심 (攬草結同心) – 풀을 따서 내 이 마음과 함께 묶어

장이유지음 (將以遣知音) – 지음의 님께 보내려 하지만

춘수정단절 (春愁正斷絶) – 봄날 시름에 님의 소식은 속절없이 끊어지고

춘조복애음 (春鳥復哀吟) – 봄새만 다시 찾아와 애달프게 우는구나

 

간절한 이 마음을 편지로 전하고 픈데

님 소식 시름 속에 속절없이 끊어지고

봄새만 다시 돌아와 애달프게 웁니다.

 

풍화일장로 (風花日將老) –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지고

가기유묘묘 (佳期猶渺渺) – 만날 날은 아득타 기약이 없네

불결동심인 (不結同心人) – 무어라 맘과 맘은 맺지 못하고

공결동심초 (空結同心草) – 한갓되이 풀잎만 맺으려는가

 

꽃잎은 하염없이 바람에 다 지는데

기약할 수 없는 님 만날 날 아득하여

일없이 풀잎만 엮어 맺으려고 합니다.

 

나감화만지 (那堪花滿枝) – 어떻게 견딜까, 가지 가득 핀 저 꽃이여

번작양상사 (煩作兩相思) – 괴로워라, 사모하는 이 마음은 어이할꼬

옥저수조경 (玉箸垂朝鏡) – 눈물이 아침 거울에 떨어져 흐르네

춘풍지불지 (春風知不知) – 봄바람아 넌 이런 내 마음을 아느냐 모르느냐

 

만발한 저 꽃들을 혼자서 어찌 보나

님 그리는 눈물이 거울을 적시는데

무심히 부는 봄바람은 이 심정을 모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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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망사 (春望詞)는 떠나는 봄을 그리며란 의미로 중국 당나라의 시인이자 기녀였던 설도의 시입니다.

설도 (薛濤슈에타오, 768?-832)’는 8세부터 시를 지을 정도로 매우 총명한 아이였으나

14세에 아버지가 돌아가시며 궁핍해진 삶을 견디지 못하고 16세에 기녀가 되었습니다.

그녀는 예술적 재능을 인정받아 악기 (樂妓)’, 즉 수청을 드는 것이 아닌 악기를 연주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고급 기생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설도는 500여수의 시와 금강집 (錦江集)’이라는 5권의 문집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는 100수가 채 되지 못하는 시만이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설도의 시들 중 가장 유명한 춘망사 (春望詞)’는 떠나는 봄을 그리며란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설도가 자신의 마지막 사랑이었던 감찰어사 원진 (元稹유안췐, 779-831)’에게 보낸 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4년간 사랑했던 원진이 다른 관직에 임명되며 헤어지게 되었고 이 춘망사를 써서 원진에게 보냈으나,

답장을 보낸 원진이 다른 이와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된 후 다시는 남자를 만나지 않겠다 맹세하였습니다.

그녀가 마지막 사랑에게 보낸 시인 춘망사는 4개의 수로 이뤄져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동심초는 풀이름이 아니라 편지를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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