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시조 1405

뒤집힌 비석

뒤집힌 비석 왕실묘역 모퉁이 초라한 묘소하나글 한줄 없는 비문 뒷면에 정경부인(貞敬夫人)석공의 장난이었나 앞뒤 바뀐 묘비(墓碑)석 정일품 정승부인 부러운 그네 삶이봉분은 무너지고 뗏장마저 시들었다묘소를 보며 느끼는 인생무상 그 허무. 훗날에 이런 대접 받을 줄 알았다면차라리 편할 것을 풀떼기 죽 초가삼간무명씨(無名氏) 세 글자 비문 얼마나 간절할까. (도봉산 둘레길 중 왕실 묘역길을 걷다가비석이 뒤집힌 어느 정경부인의 묘소에서)

현대시조 2024.07.15

연산군 묘에서 2

연산군 묘에서 2 사사(賜死)된 폐비 윤씨 사무친 천륜의 정미쳐서 돌아버린 자식 삶이 서럽구려연산군, 당신의 심정을 알듯 말듯 합니다. 사치와 향락위해 사화(士禍)를 일으키고습관된 부관참시(剖棺斬屍) 눈까지 멀었으니연산군, 불행의 씨앗을 어느 메에 심었소. 눈멀고 귀가 막혀 없애버린 홍문관사간원 폐쇄하고 내쳐버린 상소문용상이 낮았던가요 뜬 구름 위 올라보니. 채청사(採靑使),채홍사(採紅使)에 장악원(掌樂院)과 서총대(瑞蔥臺)유부녀 수청 받던 그 죄를 어찌하오군(君)으로 폐위(廢位)된 이가 여기 누워 있구려.  (서울 도봉구 방학동 산 77 연산군 묘에서)(북한산, 도봉산 둘레 길을 돌다가 연산군 묘에서)------------------폐비 윤(尹)씨: 성종의 계비로 공혜왕후 한씨에 이어 왕비가 되었지만연..

현대시조 2024.07.13

연산군 묘에서 1

연산군 묘에서 1 두 번의 사화(士禍)에다 장악원과 서총대군(君)이라 불리심이 당연한 게 아니겠소삼십세 승하(昇遐)하실 때 무슨 생각하셨을까. 턱 받쳐 곁을 하는 석상은 풀이 죽고문무석(文武石) 석의(石衣)에는 찌든 세월 묻었는데광배(光背)로 선 소나무만 제빛 아직 푸릅디다. 여염(閭閻)집 만도 못한 당신의 제실(祭室)안에그 영화(榮華) 어디 두고 초라함만 남겼소묘소 앞 고목나무는 입 다물고 있더이다. * 장악원(掌樂院): 기녀(妓女)를 양성소. 서총대(瑞蔥臺): 유흥장(북한산, 도봉산 둘레 길을 돌다가 연산군 묘에서)

현대시조 2024.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