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우리말의 어원 4

임기종 2015. 12. 14.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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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보, 화냥년, 빈대

갈보는 웃음을 팔고, 그러다가 돈에 매여 몸을 파는 계집을 말한다. 그렇건만, `화냥년`과는 조금 다르다. 화냥년이라 해서 몸 팔고 웃음 팔고 하지 않은 건 아니나, 갈보처럼 간판 내건 것이 아니고, 본디는 안해야 할 처지의 계집이 품행이 좋지 않아서 그렇게 된다는 쪽에 좀 더 중점이 있기 때문이다. 화냥년은 서방질하는 계집이다. 슬쩍슬쩍 남의 눈을 피하면서 할 수도 있는 일이어서, 갈보처럼 내놓고 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갈보`라는 우리말은 기생(妓生)같은 말과 같이, 일본으로 수출된 말이기도 한데, 그들의 책에 더러 한자로 갈보(蝎甫)라 표기하고, 우리 사람들도 그와 같이 표기했던 일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외상`을 외상(外上)으로 `마감`을 마감(磨勘)으로 쓰는 것과 마찬가지로 `갈보`라는 토박이말의 취음에 지나지 않는다.

`갈보`란 말은 `가르보`라는 여자 배우 이름에서 온 것이 아니냐는 말이 있었다. 그는 스웨덴 태생의 미국 여배우 `그레타 가르보`이다. 1920~30년대 특히 그 미모로 해서 세계 영화 애호가들의 간장을 녹여낸 여배우다. 그런데 그가 맡은 역 가운데는 갈보 같은 구실도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무슨 무슨 영화에서의 가르보(갈보) 같은 년...’ 어쩌고 하다가 나중에는 아예 웃음과 몸을 파는 여자 일반을 이르게 되었다는 것이 이 어원설 주창자의 해설이다.

그럴듯해 뵈지만 그렇지는 않다. 소리가 비슷해서 잠깐 피의자가 되었다는 것뿐이다. 그레타 가르보는 1906년 태생이다. 그런데 일본 사람으로 한국학에 관심이 높았던 이마무라의 조선풍속집에 `갈보`라는 말이 나온다. 이 책은 1914년에 나왔으니까 그레타 가르보가 여덟살 되던 해이다. 그러니 그 가르보로 해서 갈보라는 말이 생겼다는 말은 설득력을 잃었다.

그렇다면 어디서 왔을까. 바꾼다는 뜻의 `갈다`에 뚱뚱보, 털보, 울보... 할 때의 그 뒷가지 `-`가 붙어서 이루어진 말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사내를 이 사람 저 사람 자꾸 바꾸기 잘하는 사람이란 뜻으로 되겠기에 말이다. 울보는 울기를 잘하듯이 갈보는 갈기(바꾸기)를 잘한다. 그런 출발의 갈보 아니었을까 하는 말이다. 빈대의 속어가 갈보라는 것도 덧붙여 두고자 한다. 지금이야 빈대를 거의 볼 수가 없다. 그러나 둥글넙적하게 생긴 이 물것 성화에 잠 못 이룬 과거를 가진 사람들도 적지 않다. 암수 가릴 것 없이 사람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것이 빈대이다. 그러고 보면 사람의 피를 빤다는 점에서 `사람 갈보`와 공통된다. 갈보는 사내의 가슴에 빈대처럼 찰싹 달라붙어서 정신의 피, 돈의 피를 빨아댄다. 빈대가 피를 빠는 것과 같다. 사람 갈보는 여자지만 빈대는 수놈까지도 그만 갈보로 되고 만다.

출처 : 재미있는 어원 이야기

 

갈치

우리에게 친숙한 생선인 칼치는 갈치가 바른 말이다. 강원. 경남. 전남. 충북 등지에서 방언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칼치는 그 모습이 칼처럼 생겼다 해서 한자로 도어(刀魚)라 불리기도 한다.

()의 옛말 ``에서 ``이 탈락한 뒤 물고기나 물고기 이름을 나타내는 접미사 `(넙치. 날치. 꽁치. 버들치)`가 붙어 만들어진 `갈치`가 표준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출처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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