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청춘
가끔 바닷가에 위치한
아름다운 마을을 생각하노니
가끔 그 그리운 길거리가
내 추억 속을 오락가락 하게 되고
그때 내 청춘은 다시 돌아오는 것이다.
랩 사람들의 옛 노래 가사 한 대목이
언제나 내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노니
"소년의 마음은 바람처럼 자유롭지만
젊은이는 언제나 한 가지만 생각한다."
그 마을 나무들의 어렴풋한 선들이 보이고
갑작스러운 섬광 속에
저 멀리 에워싼 바다의 광선과
내 어린 날의 꿈의 낙원이었던
섬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그럴 때면 그 옛 노래의 후렴구가
아직도 응얼거리며 속삭이나니
"소년의 마음은 바람처럼 자유롭지만
젊은이는 언제나 한 가지만 생각한다."
그 검은 부두와 또 선창과
자유로이 넘실거리는 조수와
입가에 수염을 키운 스페인 선원들과
아름답고 신비로운 배들의 모습과
바다의 마력을 나는 기억한다.
그리고 그 멋진 노래의 음성은
지금도 여전히 노래하며 말하노니
"소년의 마음은 바람처럼 자유롭지만
젊은이는 언제나 한 가지만 생각한다."
바다 기슭의 방파제와
그 언덕의 성채와
해가 뜰 무렵 대포의 공허로운 함성과
계속해서 되풀이되던 북소리와
시끄럽고 날카롭던 나팔소리가 생각난다.
그 옛 노래의 음악 역시
아직도 내 기억 속에 고동치고 있노니
"소년의 마음은 바람처럼 자유롭지만
젊은이는 언제나 한 가지만 생각한다."
물결 위에 요란했던
먼 곳의 해전과
조용한 만이 내려다뵈는
묘지에 누워 있는
"소년의 마음은 바람처럼 자유롭지만
젊은이는 언제나 한 가지만 생각한다."
실바람에 흔들리는 숲의 지붕과
디어링 숲 속의 그림자와
해묵은 우정과 그리고 옛날의 사랑은
인근의 조용한 비둘기 소리처럼
안식일의 음향과 더불어 돌아온다.
그럴 때면 그 달콤한 옛 노래의 가사는
아직도 가슴 두근거리게 중얼거리노니
"소년의 마음은 바람처럼 자유롭지만
젊은이는 언제나 한 가지만 생각한다."
학생의 머리 속을
내딛고 있는 그 밝음과 어두움
마음 속의 노래와 침묵을 기억하노니
그 반은 예언이요 또한 반은
터무니없는 갈망이다.
그러면 그 변덕스러운 노래 소리는
계속 이어지고 조용할 줄 모르나니
"소년의 마음은 바람처럼 자유롭지만
젊은이는 언제나 한 가지만 생각한다."
말할 수 없는 사물들이 있고
죽지 않는 꿈들이 있으며
굳은 마음을 약하게 만들고
두 뺨을 창백하게 하며
눈에 안개를 끼게 하는 신념이 있다.
그럴 때면 그 치명적인 노래 가사는
오한처럼 오싹 나를 덮나니
"소년의 마음은 바람처럼 자유롭지만
젊은이는 언제나 한 가지만 생각한다."
옛 마을을 다시 찾으면 이제는
만나는 형상들이 기이하게 보이지만
그러나 이곳 공기는 맑고 감미로우며
정겨운 거리마다 그늘 드리운 나무들은
몸을 아래 위로 가누면서 그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고
아직도 한숨 쉬며 속삭이나니
"소년의 마음은 바람처럼 자유롭지만
젊은이는 언제나 한 가지만 생각한다."
디어링의 숲은 차선하고 아름다우며
내 마음은 너무 기쁜 나머지
쓰라린 심정으로 그곳을 헤매면서
지난 날들의 꿈속에서
잃어버린 젊음을 되찾게 된다.
그럴 때면 숲들은 아직도 그 기이하고
아름다운 노래를 되풀이해 부르나니
"소년의 마음은 바람처럼 자유롭지만
젊은이는 언제나 한 가지만 생각한다."
*미국의 가장 인기 있던 시인인 롱펠로우(Henry Wadsworth
Longfellow:1807__82)는 미국 메인 주의 포틀랜드에서 출생하였다. 보드윈
대학 재학 때는 '주홍 글씨'의 작자인 소설가 나다니엘 호오돈과 동창이었고,
뒷날 명문 하바드대학의 교수가 되었다.
롱펠로우는 조숙한 천재 시인으로서 13세 때 이미 그 지방 신문에 시를
게재하였고, 온 세계에 수많은 열렬한 팬을 확보하게 될 때까지 계속해서
애창할 만한 작품들을 발표하였다.
그의 시는 그의 생전에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가 있어 '마일즈
스텐디쉬의 청혼(1858)'이 출판되었을 때에는 보스턴에서만 그 첫 날에 1만
5천 부가 팔렸다.
이런 인기가 있기 때문에 그는 죽은 뒤에 대서양 건너 영국의 그 유명한
웨스트 민스터 성당에 있는 시인의 묘지(Poet`s Corner)에 흉상까지
건립되게 된다.
그러나 그의 시에는 현실 인식의 힘과 깊이 및 복잡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 대부분의 평자들이 평가하고 있는 말이다.
그렇지만 시가 현실인식이나 시상적 탐구의 언어인 동시에 노래이며 위로의
말인 한, 영시 애호가는 때로 롱펠로우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 소개한 '잃어버린 청춘'은 1855년 그의 나이 40대 후반에 창작된
시이다.
이 시에서 '해변의 도시'란 작자의 고향 포틀랜드를 가리킨다. 거기에는
시인이 탄생한 집이 보존되어 있고, 광장에는 의자에 앉아 있는 시인상이
건립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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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이병기
바람이 서늘도 하여 뜰앞에 나섰더니
서산(西山) 머리에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고
산뜻한 초사흘 달이 별과 함께 나오더라
달은 넘어가고 별만 서로 반짝인다
저 별은 뉘 별이며 내 별 또한 어느 게오
잠자코 호올로 서서 별을 헤어 보노라
이병기 著,최승범 編 "가람 시조선"[正音社/1973년刊]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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