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세계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3. 19.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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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의 나무

 

내 창가에 서 있는 나무, 창가의 나무여

밤이 오면 창틀은 내리게 마련이지만

너와 나 사이의

커튼은 결코 치지 않으련다.

 

대지에서 치솟은 몽롱한 꿈의 머리

구름에 이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것

네가 소리내어 말하는 가벼운 말이

모두 다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지는 않으리라.

 

하지만 나무여, 바람에 흔들리는 네 모습을 보았다.

만일 너도 잠든 내 모습을 보았다면

내가 자유를 잃고 밀려 흘러가

거의 절망이었음을 알게 되었으리라.

 

운명의 여신이 우리 머리를 자주 보게 한 그 날

그녀의 그 상상력을 발휘한 것이다.

네 머리는 바깥 날씨에 많이 관련되고

내 머리는 마음 속 날씨에 관련되어 있으니.

 

*프로스트(Robert Lee Frost:1876__1963)는 미국 뉴잉글랜드의 시인이라

일컬어지지만, 그가 태어나 자란 곳은 샌프란시스코였다.

로버트가 열 살 때 그의 부친이 결핵으로 돌아가자 어머니는 자식을 데리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 뒤로 프로스트는 3년 동안(1912__15)의 영국 거주 이외에는 뉴햄프셔와

버몬트에서 살게 된다.

프로스트의 초기 두 권의 시집인 '소년의 의지(A Boy`s Will,1913)'

'보스턴의 북쪽'(North of Boston,1914)은 영국에서 출판되었다. 때문에

미국으로 돌아간 프로스트는 뛰어난 시인으로 받아 들여졌다.

그 뒤 그의 명성은 점차 높아져 여러 차례 상을 받았으며, 국민적인

시인으로서 존경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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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이여 이수정

 

짙푸른 바다 위에 싱그런 바람 이끌고

나직이 속삭이던 황홀한 말씀의 향기

감돌아 멀리 풍기는 아, 영성(靈性)의 향기여 ……

 

 

때때로 가슴 언저리에 작은 새로 떨고 있을 땐

귀에 익은 발자국 소리 가까이 다가와선

여윈 삶 꼬옥 껴안는 그 자비의 숨결이,

 

옷 여며 창을 열면 한결같이 그 바람 일어

생명수 잔잔하게 여울지며 손짓하는

안온(安穩)한 당신의 눈빛 어찌 잊으리, 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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