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트 - 가지 않는 길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 갈라져 있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나는 두 길을 갈 수 없는
한 사람의 나그네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덤 불 속으로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 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풀이 더 우거지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었습니다.
하지만 그 길을 걸으므로 해서
그 길도 거의 걸으므로 해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입니다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 적어
아무에게도 더렵혀지지 않은 채 묻혀 있었습니다.
아, 나는 뒷날을 위해 한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다른 길에 이어져 끝이 없었으므로
내가 다시 여기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에선가
한숨을 쉬며 이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갈라져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하였고,
그것으로 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라고.
*소박한 숲의 풍경을 묘사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서두에서부터 마지막
줄의 사람의 의표를 찌르는 인생의 고백에 이르기까지의 전개는 사실(풍경)과
암시(인생 항로)를 평행시키면서 일종의 격조를 지속시켜 주고 있다. 단조로운
묘사 속에 복잡한 현대인의 마음이 숨겨져 있고, 선택한 자기 인생에 대한
회한과 자랑 등 숙명과도 같은 길에 대한 사고 방식이 느껴진다.
-------------------------------------------------
황지(黃池) 연못 이성호
밤 하늘 걸던 별빛 산을 넘고 내려와서
태백의 황지 마을은 골목마다 부산하다
반가운 소식 전하러 물꼬 트는 그 새벽
물길이 꽃길이듯 봉긋봉긋 솟아나서
반경 두루 사십 자를 그림으로 열어놓고
천 삼백 남으로 내려 젖 흐르는 그 들녘
물은 물은 산을 돌고 산 또한 물을 감아
살아 펄펄 닫던 걸음 어울려서 함께 가면
먼 남녘 동해바다가 그림처럼 일어선다
*황지(黃池)염못 : 태백시 황지읍에 있는 낙동강의 근원.낙동강 천 삼백리가 여기서 시작됨
'한국현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명시와 시조 1수 (0) | 2018.03.22 |
---|---|
세계명시와 시조 1수 (0) | 2018.03.21 |
세계명시와 시조 1수 (0) | 2018.03.19 |
세계 명시와 시조 1수 (0) | 2018.03.16 |
세계명시와 시조 1수 (0) | 2018.03.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