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세계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4. 18.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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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리네르 - 미라보 다리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은 흐르고

우리네 사랑도 흘러 내린다.

 

내 마음 속에 깊이 아로새기리

기쁨은 언제나 괴로움에 이어옴을.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손에 손을 맞잡고 얼굴을 마주 보면

우리네 팔 아래 다리 밑으로

영원의 눈길을 한 지친 물살이

저렇듯이 천천히 흘러내린다.

 

사랑은 흘러 간다 이 물결처럼.

우리네 사랑도 흘러만 간다.

어쩌면 삶이란 이다지도 지루한가

희망이란 왜 이렇게 격렬한가.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나날은 흘러가고 달도 흐르고

지나간 세월도 흘러만 간다.

우리네 사랑은 오지 않는데

미라보 다리 아래 세느 강이 흐른다.

 

밤이여 오라 종아 울려라.

세월은 가고 나는 머문다.

 

*아폴리네르(Guillaume Apollinaire:1880__1918)의 이름은 20세기의

새로운 예술의 탄생과 자를래야 자를 수 없는 밀접한 관계에 위치하고 있다.

새로운 예술은 '에스프리 누보(새 정신)'라는 구호와 함께 등장했는데 이

에스프리 누보의 고취자가 아폴리네르였고 또한 그것을 멋지게 꽃피게 한

것도 아폴리네르였다. 지난 세기의 시정신의 결정체인 상징주의가 바야흐로

막을 닫으려 할 때에 아폴리네르는 드물게 보는 단순하고 소박한 수법으로

마치 휘파람이라도 불듯이 시단에 등장하여 눈 깜짝할 사이에 현대시의

선구자가 된 것이다.

그는 피카소가 그린 초상을 표지화로 한 시집 '알콜'을 들고서, 1차 세계

대전이 시작되기 직전인 1913년에 등장한 것은 실로 '프랑스 시의 방향을

결정한'(필립 수포) 중요한 사건이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이 시는 4개의 불규칙형 4행시와 '밤이여 오라...'

반복에 의해 구성되었고, 감미롭고 애수띤 울림을 느끼게 해 주고 있다.

주제로 다루어지고 있는 것은 사랑에 실연한 남자의 탄식으로서 시인이

사랑을 호소하고 있는 여성은 유명한 여류화가 마리로랑생이다. 이 시는

샹송으로 작곡되어 불리워 불멸의 명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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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자 옆에서 박찬홍

 

마알간 가을 하늘 그 빛보다 더 은은한

천년의 혼이 담긴 청아한 고운 비경

면면히 이어져 오는 고려의 숨결이여.

 

고매한 맑은 영혼 승화시킨 결정일까

섬세한 높은 솜씨 집대성한 예술일까

은은히 들리어 오는 도공의 숨결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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