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몽 - 낙엽
시몬, 나무 잎새 떨어진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이 시의 효과는 역시 후렴처럼 반복되는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에 있다. 그 말 속에는 그야말로 못 다한 사연이 숨어 있다.
구르몽(Romy Gourmant:1858__1915)은 노르망디 귀족의 가문에서
태어났으나, 어릴 때 천연두를 앓아 곰보가 되어 사교계에 나가지 않고
고독한 생애를 보냈다. 상징주의의 옹호자로서 활약하였고, 소설, 비평 등에도
뛰어난 업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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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숲에서 서관호
대나무 숲에서는 내 키가 너무 작고
내 맘은 또 얼마나 곧아야 좋을는지
그리고 또 얼마만이나 푸르러야 할는지......
새어드는 빗줄기가 가슴깊이 파고들고
스치는 바람이라도 남 아닌 줄 알 만하고
굼벵이 한 마리라도 이웃임을 봅니다.
숲에선 그 아무도 숲 위에 있지 못합니다
하나의 작고도 작은 구성원일 뿐입니다
더불어, 남과 더불어서 내가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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