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현
달빛이 슬피 나리더라.
꽃핀 요정들 꿈에 젖어,
어렴풋한 꽃들의 고요 속.
손끝에 활을 골라잡고
빈사의 현을 쓸어내니
하얀 흐느낌이 창공의 꽃잎들 위로 번지더라.
--그때는 너의 첫번 입맞춤으로 축복받은 날이었지.
가슴 깊이 저미던 나의 몽상도
얌전히 취하더라, 슬픔의 향기에
꺾은 꿈이 가슴 속에
회한도 환멸도 없이 남기는
슬픔의 향기에.
내 그렇게, 해묵은 포석 위에 눈을 깔고
방황하노라면,
머리카락에 햇빛 가득 담고, 거리에,
저녁 속으로 너는 웃으며 나타나더라.
내, 그래 빛의 모자를 쓴 선녀를
보는가 여겼더라.
귀염둥이 아기 시절 내 고운 잠 위로 지나가며,
언제나 반쯤 열린 그의 속에서
향기어린 별들의 하얀 꽃다발
눈 내리게 하던 옛 선녀를 보는가 여겼더라.
*말라르메(Stepgane Mallarme:1842__1898)는 20세 때에 영어를 배우고,
에드가 앨런 포우의 작품을 읽기 위해 영국에 건너가, 거기서 독일인
여교사가 결혼하였다. 이 시기에 초기의 걸작 '창공(L`Aaszur)'과 '바다의
미풍(Brisemarine)'을 쓰고, '에로디아드'와 '목신의 오후(L`Apres--midi
d`un faune)'에 착수한다. 이 시는 보들레르의 "악의 꽃"과 발레리의 "젊은
빠르끄"와 더불어 프랑스 시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 그의 작품은 순전히
유추(analogie'에 의해서 서로 암시하고 환기하다 이미지들을 쌓아가는데,
이러한 상징적 수법은 후기 작품에 이를수록 더욱 강조되었고, 프랑스 시작의
정화로 해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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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장의 봄 성 호
언덕을 지고 앉은 산장의 주변에는
하늘이 내려와서 잔설을 쓸어내네
뜰 난간 쏟아지는 빛살 꽃눈을 틔우겠다
생기가 살아나는 봄 자락에 바라서면
가벼운 몸짓 하며 유혹하는 붉은 얼굴
앞동산 환한 풍경에 눈길이 홀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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