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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간다 김 억
밤이도다
봄이다
밤만도 애달픈데
봄만도 생각인데
날은 빠르다
봄은 간다
깊은 생각이 아득이는데
저 바람에 새가 슬피 운다
검은 내 떠돈다
종소리 비낀다
말도 없는 밤의 설움
소리 없는 봄의 가슴
꽃은 떨어진다
님은 탄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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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캔 느낌 서벌
그대의 것도 되고, 나의 것도 되곤 하던
목너머 마을로 가는
나즈막한
이 오솔길.
인기척
혼자 내고 가는
항가새꽃
핀, 이 길.
이 길 고전(古典)의 갈피, 양켠은 율려(律呂)의 숲
어떤 봄 가을로 내
넘어가고
넘어왔나.
구절초
긴 휘인 마디마디
서리 감고
넘어선다.
얼른 날 저물어 달 오르면 좋겠다만
시절 끝 융랑찮아
난데없는
찬바람 홱.
우우(憂憂)히, 아니 수수(愁愁)히
다 탄 불
잎들 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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