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한국 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8. 20.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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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풀 아래 웃음짓는 샘물같이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 길 위에

오늘 하루 하늘을 우러르고 싶다

 

새악시 볼에 떠오는 부끄럼같이

시의 가슴 살포시 젖는 물결같이

보드레한 에머랄드 얇게 흐르는

실비단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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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 李 一 香

 

산은 어디서 와서 어디로 돌아가고

강은 저 혼자 흘러 어느 바다에 닿는지

억새는 해 저물도록

빈 하늘만 이고 있다

 

햇빛 바람 이슬 푸른 꿈은 피어나고

그리움 키를 넘어 먼 세월을 감도는데

목놓아 부르는 이름

노을 속에 묻혀 간다

 

안으로 타는 넋을 눈물로 어이 끄랴

눈비에 휘어진 몸 머리 풀어 춤을 춘다

천지가 은빛 울음으로

흔들리고 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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