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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우화16

임기종 2014. 6. 2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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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한 왕이 있었다. 부와 명예와 힘, 그리고 건강까지. 그렇지만 그는 행복하지 못했다. 왕은 왕좌에  앉는 것이 슬펐고 싫었다.   하루는 꼭 행복을 가져야겠다고 결심한 왕이 전의를 호출하였다.

  <나는 행복을 갖고 싶다. 나를 행복하게 만들라. 그러면 그대에게 광장한 부를 주겠다. 대신,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못한다면 그대의  머리를 내게 바쳐야 할 것이다>

  전의는 당항했다. 어떻게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가? 그 방법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왕은 몹시 흥분해 있었으며, 그를 정말로 죽일지도 몰랐다. 전의는 말했다.

  <시간이 좀 걸리겠습니다, 폐하. 내일 아침까지 경전들은 찾아볼 수 있는 시간을 주십시오>

  그리하여 밤새도록 생각한 끝에, 한 가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그는 왕에게 가서 말했다.

  <아주 간단합니다>

  그가 밤새 수많은 책들을 찾아보았지만 어디에도 행복에 대해서 언급되어 있지 않았다. 그러다가 한 가지 묘안을 떠올린 것이 있었다. 그는 말했다.

  <폐하의 위엄이 바로 행복을 막는 문제입니다. 폐하께서는 행복한 사람을 찾아내서 그 행복한 사람의 속옷을 입으셔야 합니다. 그러면 폐하께서는 행복하게 되고, 행복이 무엇인지 아시게 됩니다>

  왕은 기뻤다. 행복한 사람의 속옷을 구해서 입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왕은 신하에게, 행복한 사람의 속옷을 가져오도록 명했다. 신하는 서둘러 나갔다. 그는 부자에게 가서 그의 속옷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그 부자는 말했다.

  <속옷이라면 당신이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내드릴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불행합니다. 나 역시 이제부터라도 행복한 사람을 찾기 위해 하인들을 내보낼까 합니다>

  신하는 많은 사람들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어는 누구도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그는 죽음을 맞이할 각오를 해야만 했다. 그는 말했다.

  <왕이 행복하게 될 수만 있다면 나는 목숨이라도 내놓겠다. 도대체 어떤 속옷일까? 나는 나의 생명을 바칠 수도 있지만 속옷은  마음대로 안되는군. 나는 전혀 행복하지 않아>

  신하는 이렇게 탄식하고 있었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제 그는 과오를 저지르게 될 판이었다. 그때 누군가 말했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나는 행복한 사람을 알고 있소. 당신은 그가 부는 피리소리를 들었을 것이오. 바로 저 강가에서 피리를 부는데, 당신도 틀림없이 그 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 것이오>

  <그렇군요! 한밤중에 저도 그 피리소리에 매혹되곤 했지요. 얼마나 아름다운 운율이던지... 도대체 그가 누구인가요? 그는 어디에 살고 있을까요?>

  <밤이 되면 우리 함께 찾아보도록 합시다. 그는 매일 밤,언제나 옵니다>

  그래서 그들은 밤에 강가로 나갔다. 아닌게 아니라 한 사람이 피리를 불고 있었다. 피리소리는 너무나 아름다왔고 그 음률은 행복에 넘쳐 있었다신하는 기뻐 소리쳤다.

  <이제야 그 사람을 찾았다!>

  그들이 피리부는 사람에게로 다가가자그 사람은 연주를 그쳤다. 그가 말했다.

  <당신들이 원하는 게 무엇이오?>

  신하가 말했다.

  <당신은 행복하지요?>

  그는 말했다.

  <그렇소. 나는 행복하고 즐겁소. 그런데 당신은 무엇을 원하오?>

  신하는 기쁨에 넘쳐 춤이라도 출 것 같았다. 그는 말했다.

  <당신의 속옷을 주셔야 겠소>

  그러자 그 사람은 침묵했다. 신하가 말했다.

  <왜 아무 말도 없는거요? 당신의 속옷을 주시오. 왕은 당신의 속옷이 필요하오>

  그는 말했다.

  <그건 불가능하오. 왜냐하면 나는 속옷이 없기 때문이오. 어둡기 때문에 당신은 볼 수 없겠지만 나는 지금 벌거벗은 채 앉아 있소. 원한다면, 내 목숨도 줄 수는 있지만 어떤 속옷도 줄 수가 없는 거요>

  신하가 물었다.

  <그런데 어째서 당신이 행복하단 말이오?>

  그 사람은 말했다.

  <나는 모두 잃었소. 심지어 속옷까지도 말이오. 하지만 내가 모두 잃어버리자 나는 행복하게 되었소. 실제로 나는 아무 것도 가지지 않았소. 나는 나 자신조차도 가지고 있지 않아요. 또한 내가 이 피리를 불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가 나를 통하여 불고 있는 거요. 나는 비존재요. 나는 무이며 누구도 아니오>

  이는 마음이 가난한 자를 뜻한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자,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 자,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는 자, 아무것도 아닌 자, 당신이 아무것도 아닐 때 전체가 된다. 당신이 존재한다고 주장해 보라. 그러면 당신은 불행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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