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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同伴)
등긁기
거그요 거그거그 아니여 쪼끔 밑에
여그? 여그 맞제 그래그래 거그요
영감은 속이 상한다 나 없으면 어쩌까.
무호흡
영감이 잠을 자다 푸하고 숨을 쉰다
멈추고 한참 만에 또 푸하고 내쉰다
할멈은 걱정이 많다 저러다가 갈까 봐.
등목
업져요 등목허게 난닝구 벗으씨요
어푸푸 물이 차네 닭살이 돋는구만
엎드린 영감 등판에 갈비뼈가 서럽다.
겸상
자식들 내보내고 둘이 앉아 먹는 밥상
생선을 좋아해도 언제나 성가시다
잔가시 골라내느라 영감 손이 바빠서.
외출
얼릉 와 쎄게쎄게 버스가 저기 오네
할멈의 처진 걸음에 영감이 걱정이다
밤새껏 끙끙 앓든디 앞으로 더 헐텐디.
약속
내외가 말이 없이 TV만 바라본다
영감은 말 안해도 걱정이 태산이다
어쩌까 나가 없으면 불쌍해서 어쩌까.
갈 때는 우리 둘이 손 꼭잡고 같이 가세
아니여 나가 먼저 가야 혀 그래야 써
오늘도 못 지킬 약속에 동짓달 밤이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