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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序詩) - 윤동주(尹東柱)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 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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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연적을 비우며/장명웅
먹보다 검은 속내 언제쯤 맑아질까
끈적한 벼룻물로 가슴을 갈고 갈아
묵향에 젖어든 온기, 가득히 안을 그 날
반질한 붓대 세워 농담(濃淡) 한껏 풀어두고
휘적댄 대나무 숲 문기(文氣) 얹어 더 푸를 때
휘영청 달빛 내려와 달무리로 번진다
격자 무늬 창틀 너머 은은한 저 달빛은
남몰래 묻어둔 일, 밤마다 들추어내며
푸르른 저 묵죽마냥 속까지 비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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