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현대시

힌국 명시와 시조 1수

임기종 2018. 8. 29.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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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골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王朝)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줄에 줄이자

---- 241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든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줄의 참회록을 써야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든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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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무정 어느 廢家에서/김 선 영

 

오지 조각 널려 있는 돌담 옆 묵정밭엔

못다 한 이야기가 설움으로 들려오고

문 없는 빈 방 안에는

한숨소리 가득하다.

 

추억은 세월 속에서 이끼로 돋아나고

덕지 진 가난을 피해 모두 다 떠나갔지만

인정은 아직 남아서

박꽃으로 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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