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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거울 속에
내 얼골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王朝)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줄에 줄이자
---- 만 24년 1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든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줄의 참회록을 써야한다
---- 그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든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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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무정 ㅡ어느 廢家에서/김 선 영
오지 조각 널려 있는 돌담 옆 묵정밭엔
못다 한 이야기가 설움으로 들려오고
문 없는 빈 방 안에는
한숨소리 가득하다.
추억은 세월 속에서 이끼로 돋아나고
덕지 진 가난을 피해 모두 다 떠나갔지만
인정은 아직 남아서
박꽃으로 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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