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소련의 우주비행사인 티토프가 우주여행을 마치고 귀환했을 때, 후루시쵸프가 그를불러 은밀하게 물었다.
<우주에서 누굴 만난 적은 없소?>
<예, 저는 신을 만났습니다>
팉토프가 자신있게 대답했다. 그러자 후루시쵸프가 말했다.
<난 자네가 신을 만났다는 사실을 믿네. 그러나 우리 공화국에서는 신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으니, 그것을 어느 누구에게도 절대 말하지 말게>
그후 티토프는 러시아 정교회의 대주교를 만나게 되었다. 대주교도 그에게 우주여행중 누구를 만난 일이 없었느냐고 물었다. 그런데 티토프는 후루시쵸프의 명령 떄문에 거짓말을 했다.
<아니오. 아무도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대주교가 말했다.
<그것은 나도 알고 있네. 하지만 우리 교회에서는 신은 존재한다고 믿고 있으니까, 그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게>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여러가지 신앙이나 종파에 속해 있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 깊은 곳에서는 한결같이 의심으로 가득차 있다. 그 의심은 종파에 대한 것도 아니요, 사회주의니 민주주의니 하는 어떤 사상에 대한 것도 아니다. 그 의심은 순수하다. 그 의심은 단지 의심일 뿐이다.
당신은 이 순수한 의심에 대한 믿음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의심은 의심이다.
의심은 당신을 구속한다. 당신의 자유를 제한한다.
그대들도 때로는 티토프처럼 당황할 때가 있을 것이다. 얼룩말이 검정말 틈에 끼어 뛸 땐 검정무늬 흰 말이 되고 반대로 흰말 틈에 끼어 뛸 땐 검정무늬 흰 말이 되어 알록달록하게 살아야 편할 때가 있다. 그러나 이런 삶은 잠시 동안은 편할지 모르지만 끝내는 스스로도 어쩔 수 없는 혼란을 일으킨다. 희든가 검든가 해야 한다. 술에 물탄듯, 물에 술탄 듯 해서는 뱉음을 당하기 일쑤다.
뱉어지기 전에 알아차리는 지혜가 있는 사람은 정상의 정중앙에서 두루 살필 수있는 사람이다.